포항시 북구 흥해읍에서 발견된 지하 동공 7곳은 11'15 포항 지진에 피해가 가장 컸던 대성아파트 일대였다. 이곳 동공은 흔치 않은 현상과 함께 나타나 생성 원인에 대한 의문점과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동공이 1차 발견 때보다 커지고 있는 상황인 데다 물까지 흐르고 있어, 보다 광범위한 조사와 함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하탐사를 진행한 ㈜지오메카이엔지 조사팀이 지난달 29일 대성아파트 앞 도로에서 발견된 동공 2곳에서 정밀조사를 할 때만 해도 특별한 점을 찾지 못했다. 여기서 발견된 동공 중 가장 큰 것이라고 해도 길이 130㎝에 폭 50㎝, 깊이 29㎝에 불과했다. 도로 아스콘의 두께가 9㎝였지만, 그 아래 모래'자갈이 18㎝가 있어 적절한 보수공사가 진행되면 문제가 없을 수준이었다. 그러나 30일 오전 시작한 작업에선 상황이 전혀 달라졌다. 흥해중학교 입구 시내방면 7번 국도에서 진행된 조사에서 길이 220㎝, 폭 150㎝, 깊이 92㎝의 규모 큰 동공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 동공은 아스콘과 흙'모래 96㎝ 아래에서 발견됐는데, 20㎝ 공간을 두고 52㎝ 깊이의 물이 흐르고 있었다.
조사팀은 "서울에서 수백 곳을 다니며 조사해봤지만, 물이 흐르는 것이 발견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천공작업을 할 때 사용한 물이 바닥에 고인 것인지를 확인했지만 그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상'하수도 관련 업계 전문가들도 "보통 상수도관이 지진에 파손됐다면 흐르는 정도가 아니라 도로 위로 뿜어져 나와야 한다. 현재로선 지하수로 의심되는데, 어떻게 지하수가 이곳에 있는지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여기서 370여m 떨어진 흥해네거리에서도 물이 들어찬 동공이 나타났다. 신광 방면 인도에서 발견된 동공 3곳 중 1곳은 동공 바닥에서 물이 손가락 한 마디 정도 높이로 솟구치는 것이 내시경 장비로 확인됐다.
이곳에선 아스콘 54㎝를 뚫자 모래'자갈층 없이 바로 동공이 발견돼, 높은 수위의 물이 흘렀을 가능성도 있었다. 이 동공의 크기는 길이 433㎝'폭 140㎝'깊이 22㎝였다.
이런 정황들을 볼 때 흥해읍 7번 국도를 중심으로 넓은 범위로 물이 흐르고 있다는 의심이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조사팀 역시 "지하수 수위가 올라와 있는 것이라면 전체적으로 물이 연결돼 흐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아울러 이번 조사가 액상화 현상에 의한 동공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진행됐기 때문에 액상화 현상이 안정되면서 생긴 공간에 물이 흐르고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갖가지 의심을 해결할 원인조사가 필요한 것은 당연하지만, 무엇보다 동공 내부의 물이 앞으로 동공을 더 키울 수 있는 만큼 철저한 안전대책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상황에서 비가 내린다면 물의 수위가 높아져 아스콘을 지탱하는 흙을 갉아내 도로가 약해지게 되고, 이 부위를 차량이 달리게 된다면 큰 구멍 즉, 싱크홀 등으로 인한 사고도 배제할 수 없다.
경상북도지진재해원인조사단 단원인 김교원 경북대 지질학과 교수는 "이런 현상이 여기에만 생긴 문제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 포항 일대 도로를 대상으로 조사할 필요성이 있다면 행정 당국이 정책에 반영해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조사팀에서 내용을 보고받은 뒤 당국에 전달할 방침"이라며 "굴착해서 동공을 확인하고, 원인을 찾는 작업을 해야 동공이 또다시 생기거나 커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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