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지원 갤러리 분도서 개인전

화가의 정체성 지키는 '그림보초'

김지원 작
김지원 작 '그림보초'(Picture Guard)

제15회 이인성 미술상(2014년) 수상자인 김지원(사진) 작가의 개인전이 4일(월)부터 갤러리 분도에서 열린다. 맨드라미와 드로잉 시리즈로 잘 알려진 김 작가는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갤러리 분도 2층과 3층, 그리고 1층 로비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 김 작가는 맨드라미 시리즈 이외에 신작 '위장', '풍경' 시리즈와 막스 베커만의 약자인 'M.B' 시리즈도 함께 선보인다.

이번 전시의 표제는 '그림보초'(Picture Guard)다. 그림보초는 미군들이 사격 훈련용으로 쓰는 사람 모양의 표적으로, 그것을 우연히 발견한 김 작가가 영감을 받아 실재 오브제를 캐스팅해 완성한 입체 작품이다. 김 작가는 이 작품을 중심으로 아틀리에에서 행한 작업의 모습을 현장에 가깝게 꾸민 설치 작품을 갤러리에서 재현했다.

'그림보초'는 군대와 관련된 직접적인 뜻 외에도 회화 장르를 지킨다는 작가 본인의 정체성을 함께 드러내는 중의적 표현이다.

이 같은 의도는 그가 경기도의 한 포병부대를 방문했다가 인상에 남은 초소의 위장용 얼룩무늬를 화폭에 옮긴 '카모플라쥬' 연작에도 잘 드러난다.

이런 시도는 또 다른 도상을 선보인 연작 'M.B'에서도 잘 나타난다. M.B는 독일 화가 막스 베커만을 가리키는 머리글자다. 이는 20세기 중반 독일에서 활동하던 작가가 나치 치하에서 그의 현대 미술작품이 퇴폐예술로 낙인찍히면서 탄압당하던 시절, 어느 해변에 서 있던 그의 뒷모습을 남긴 사진을 다시 그린 작품으로, 하나의 도상을 조금씩 변형된 크기와 형태로 남기는 실험이 이뤄진다.

윤규홍 아트 디렉터는 "이번에 처음 선보이는 신작 M.B'카모플라쥬 시리즈는 맨드라미와 드로잉 사이에서 김 작가가 새롭게 튼 길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30일(토)까지. 053)426-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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