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가뭄 식수난에도 줄줄 새는 수돗물

경북 청도 운문댐에서 물을 공급받는 대구시와 경북의 영천, 경산, 청도군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운문댐의 저수율이 지난달 30일 기준 1996년 댐 준공 이후 사상 최저인 14.5%를 보이고 가뭄도 장기화되고 있어서다. 특히 영천과 청도군의 경우 물을 공급할 때 땅속으로 새는 누수율이 무려 40%에 이르러 더욱 심각하다. 취수원 확보와 물 생산량 증가 못지않게 누수를 막는 대책 요구가 나올 만하다.

경북지역의 높은 상수도 누수율은 오랜 일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5년 경북 전체의 누수율은 24.3%로 전국에서 세 번째다. 서울 2.4%, 대구 5.4%에 비하면 5~10배 가까이 높다. 전국 평균 누수율(10.9%)보다도 훨씬 높은 수치다. 경북 23개 시'군 가운데 의성은 48.8%, 문경 46.4%, 청송 45.6%, 청도 45.1%였다. 수돗물을 생산'공급하면서 사라지는 물이 절반쯤이라는 이야기나 다름없다.

이렇다 보니 물 관련 공기업인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누수율이 높은 지역에 대해 집중 탐사에 나선 것은 관심을 끌 일이다. 특히 K-water는 이미 전국의 23개 지자체 지방상수도의 운영을 맡아 관리한 결과, 지난 한 해만 유수율(생산'공급한 총수량의 수돗물 가운데 땅속으로 샌 수량을 빼고 실제 요금수입으로 받아들여진 수량의 비율) 향상으로 2천658억원의 손실을 절감한 터였다. 누수는 줄이고 유수율은 높여 돈까지 아낀 셈이다.

그래서 경북에서도 누수율이 높아 유수율이 60%를 밑도는 영천시와 청도군에 대한 탐사는 분명히 가치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들 2곳의 유수율을 높여 물 낭비를 막을 수 있게 되면 다른 지역으로의 확산도 가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땅속으로 헛되이 낭비하는 물을 막으면서 예산 절감이라는 부수효과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으면 더욱 좋은 일이다. K-water가 이들 두 지역의 탐사 작업에 속도를 내주기 바라는 마음이다.

가뭄과 식수원 문제는 앞으로도 피할 수 없는 난제임이 틀림없다. 만성적인 경북도의 높은 누수율과 낮은 유수율은 더욱 그대로 둘 수 없게 됐다. 이번 기회에 경북도와 시'군은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대책 마련에 나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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