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가수 최성수 씨 강연

"마음의 근육 키우는데 詩만큼 좋은 건 없죠"

"기억나십니까? 예전에 우리는 시를 수첩에다 적어 외우곤 했었지요. 우리 시가 주는 풍류와 멋을 사랑했으니까요."

가수 최성수 씨가 4일 현대백화점 대구점 토파즈홀에서 진행된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시와 음악 사이'를 주제로 강연과 무대를 펼쳤다.

통기타를 어깨에 메고 등장한 최 씨는 첫 곡으로 '해후'를 택했다. 그는 "이 노래가 1987년 세상에 나왔으니 벌써 30년이나 됐다"고 회상했다. 미리 녹음된 반주에 그가 연주하는 통기타 선율이 어우러져 깊고도 아름다운 음악을 그려냈다. 참석자들은 저마다 익숙한 노랫말을 따라 불렀다. "그대 손을 마주 잡고서 창 넓은 찻집에서 다정스런 눈빛으로 예전에 그랬듯이 마주 보며 사랑하고파."(이하 생략)

최 씨는 "어느 날부터 가사가 잘 써지지 않아 매일 시집을 읽기 시작했다"며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데 시를 읽는 것은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그는 시인 정지용의 '향수'에 곡을 붙인 김희갑 씨의 노래 '향수'를 들려주며 "이런 곡은 유네스코 무형문화재와도 어깨를 견줄 만한 명작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참석자 중 한 사람이 시인 김용택의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를 낭송하자 최 씨는 그에 맞춰 기타를 연주했다. 그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로 노랫말이 시작되는 '가을편지' 등 유명한 시에 곡을 붙인 노래들을 연달아 선보여 참석자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시를 노래하는 최 씨는 빠른 비트의 댄스 음악이 사랑받는 오늘날의 현실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세계적인 히트곡들은 주로 댄스곡이다. 우리나라의 방탄소년단(BTS)은 '빌리진'을 부른 마이클 잭슨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며 대중문화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고 했다. "댄스곡만 사랑받는 현실이 아쉽긴 하지만, 그 음악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을 보면 마음이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달이 떴다고 사랑하는 이에게 전화를 한 번 걸어봅시다. 우리네 인생에 그 정도의 여유와 풍류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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