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SK머티리얼즈 8년 공짜 물 사용, 눈감은 영주시

SK그룹 계열사로 세계 특수가스 시장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영주의 SK머티리얼즈가 지난 8년 동안 사용료도 한 푼 내지 않고 낙동강 지류 하천 물을 하루 2천700t이나 쓴 것으로 밝혀졌다. 4억원에 이르는 물값을 내지 않은 회사도 문제지만 이를 파악하지 못한 영주시 행정은 더욱 한심하다. 영주시는 관련 절차나 규정이 있는지도 몰랐다고 해명하지만 되레 결탁 의혹만 살 뿐이다.

이번 공짜 물 사용과 영주시의 행정을 보면 의문 투성이다. 먼저 영주시의 엉성한 행정이다. 서천은 낙동강 지류여서 물이 그리 풍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하천이다. 그런데도 회사는 서천서 하루 2천700t의 물을 뽑아 썼다. 그것도 공짜로 말이다. 낙동강 홍수통제소 운영에 차질을 빚을 정도였다니 물 사용량이 만만찮았음을 말해준다. 그런데도 영주시는 규정을 몰라서 그랬다는 타령이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영주시의 서천 물 사용을 위한 집수 장치 즉 관정 사용권 제공도 의문이다. 이 관정은 영주시가 과거 농공단지를 조성할 때 설치한 것으로 공단 관련 공익 목적에 쓰임이 맞다. 관정을 영주시가 관리하는 까닭은 그래서이다. 그럼에도 영주시는 관정을 이 회사에 쓰게 하고 회사는 '봉이 김선달'처럼 매일 엄청난 양의 하천수를 공짜로 무려 8년이나 썼으니 특정 회사를 위한 결탁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는 마땅하다.

의혹은 또 있다. 영주시는 지난해 회사 증설에 따른 혜택이라며 더 많은 물 사용을 위해 3억원으로 시설을 바꾸고 하천수 운반 관로를 교체하는 작업도 해 주었다. 기업 유치와 회사 투자 확대를 통한 재정 수입과 일자리 창출을 꾀하는 영주시의 노력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렇더라도 엄연히 지켜야 할 기준과 법의 테두리가 있다. 이런 틀을 어기면서 행정을 펴는 일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제 문제가 불거진 만큼 할 일은 분명하다. 먼저 규정에 따라 적법 절차를 거치고 법 위반에 따른 응당한 조치부터 취해야 한다. 또 사용료 부과가 없었으니 당연히 쓰고 버린 물에 대한 하수도 요금도 면제됐을 터이다. 이 문제도 바로잡아야 한다. 결탁 의혹의 규명은 말할 것도 없다. 회사 역시 대기업의 사회적 책무에 맞게 잘못부터 바룰 일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