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인승훈(27) 씨는 최근 일본 여행을 다녀오면서 여행경비보다 많은 10만엔을 환전했다. 원-엔화 환율이 지난달 29일 연중 최저치인 100엔당 965원을 기록하는 등 낮은 상황이지만 장기적으로는 1천원대를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인 씨는 "언젠가 또 일본 여행을 갈 때 쓸 수도 있고 가치가 올랐을 때 팔면 재테크 효과도 난다"고 귀띔했다. 그는 내친김에 은행에서 '외화통장'까지 개설해 본격적인 '환테크'(환율+재테크)도 시작할 계획이다.
원-달러'원-엔화 환율이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원화 초강세'가 이어지면서 환율 차익을 노리는 이른바 '환테크족'이 늘고 있다. 주식이나 부동산 등 다른 재테크 수단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인 데다 외화통장 등을 활용하면 환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도 받을 수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달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10월 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은 732억8천만달러로 전월 말 대비 96억2천만달러 증가해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달러화예금이 78억2천만달러, 엔화예금이 9억7천만달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주자외화예금은 국내에 거주하는 사람이나 기업들이 외화를 환전하지 않고 그대로 자기 예금계좌에 예치하는 것을 말한다.
간편하게 환전이 가능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 늘어난 것도 호재다. 직장인 이모(29) 씨는 최근 한 은행의 모바일 환전 앱을 이용해 200만원을 엔화로 바꿨다.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 있지는 않지만, 앱 내 '환전금고'에 외환을 저장해뒀다 되파는 방식으로 외환 차익을 남길 수 있어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장점이 많지만 위험성도 있는 투자인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DGB대구은행 PB센터 우상구 실장은 "금융소득에 포함되지 않고 비과세 적용이 되는 등 환테크 특유의 장점이 많다. 달러는 1천50~1천150원, 엔화는 950~1천100엔 등 상'하단 박스권을 정해놓고 투자하는 방식이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도 "수수료 부담으로 실질 마진율이 크지 않을 수 있고, 외국계 자금 유입이 지속되면 하단 박스권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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