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지선 바로 위 신호등…"어? 안보이네"

경찰 2009년부터 위치 당겨…운전자 "불편하고 위험" 불만, 경찰 "보조신호등 설치할 것"

정지선에서 차량을 정차해도 보이지 않는 신호등으로 인해 운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5일 오후 대구 한 도로에서 운전자가 고개를 내밀어 차량 신호를 확인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정지선에서 차량을 정차해도 보이지 않는 신호등으로 인해 운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5일 오후 대구 한 도로에서 운전자가 고개를 내밀어 차량 신호를 확인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교차로나 횡단보도 차량 정지선에 멈춰 서면 교통신호가 보이지 않는다는 운전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 정지선 준수를 유도하려고 신호등 위치를 앞당기면서다.

5일 오후 대구 수성구 왕복 4차로 도로에서 운전하다 빨간불을 보고 정지선에 멈춰 섰더니 신호등이 머리 바로 위에 보였다. 신호등이 정지선과 거의 일직선에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신호가 바뀌는 것을 알 수 없어 보행자 신호등을 보니 작은 보조신호등이 눈에 띄었다. 500m쯤 떨어진 신호등에는 보조신호등조차 없어 신호를 보려면 창 밖으로 고개를 빼야 할 정도였다. 운전자 이모(37) 씨는 "신호등이 보이지 않아 파란불에도 서 있는 경우가 많다"며 "신호등이 잘 보이는 곳에 있어야 교통안전이 확보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교차로'횡단보도 신호등을 차량 정지선 가까이 앞당긴 까닭은 정지선 지키기를 유도하려는 취지다. 경찰청은 2009년부터 신규 신호등 대부분을 교차로나 횡단보도 진입 전에 설치하는 '전방신호기'를 도입하고 있다. 경찰청 교통신호기 설치매뉴얼은 단일도로일 경우 정지선과 횡단보도 사이에 신호등을 설치하되 정지선에 가깝게 설치하도록 정하고 있다.

경찰은 다만 신호등 가시성이 떨어진다는 점 때문에 전방신호기를 설치할 때 교차로 건너편에 후방신호기를 함께 만들거나 반대편 차선 신호등 뒤쪽에 배면신호등을 설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보완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데이터는 나오지 않았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전방신호기의 정지선 준수 효과가 탁월하다. 유럽처럼 전방신호기만 설치하면 시민 불편이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문제가 있는 구간은 보조신호등 설치 등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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