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동봉(東峰) 석조약사여래입상(石造藥師如來立像)
내 핑생에 못깄생다, 못 생깄다, 캐쌓아도
이맇키 못 생긴 부처님은 처음 본다
얼굴이 뭉툭하이, 울퉁불퉁한데다가
목은 오른 짝으로 약간 찌불텅 찌불시졌다
그라마 이 부처님은 우째서 이룩쿰 못 생기싰시꼬?
하하, 내사마 인자사 알겠구나,
이 부처님이 와 이룩쿰 못 생기는지,
옛날 우리가 째매 아파서 동네 의원한테라도 갈라 카마
의사 선생님이 하얀 까운에다 미꿈하이 아주 잘 생깄기나
차림새라도 깔꿈하마, 우리는 지레 겁도 나고
주눅이 들어서, 의사가 가슴에 청진기로 갖다 댈때에
웃도리 앞섶을 풀어헤치기나, 궁디이로 펄썩 까놓고
주사라도 맞는 일이 여간 뻐적잖을낀데,
아 아, 그런데 이 부처님은 우리들이 기양 만만쿠로,
부처님 앞에서는 웃도리 앞섶도 쉽기 풀어헤치고
궁디이도 아무 데서나 까놓고 주사 맞아도 좋두룩,
오직 중생들이 부처님 앞에서 마암 핀투룩 할라꼬,
그래서 거북시럽은 마암이 안 들두룩,
부처님은 저럭쿠룸 못 생긴 얼굴로,
수더분하고 만만한 얼굴로 하고 계신 거이다
아아, 그래서 여게 있는 우리 부처님은 영원히
대자대비하신 약사여래(藥師如來)부처님이 앙이신가!
불쌍한 우리 중생들이 아풀 때 약 지어주고
병 고치주는 약사여래 부처님이!
(「대구」 제6집 『동화사 부도암의 홍매법문』 오성문화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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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여래(藥師如來)는 약사유리광여래(藥師瑠璃光如來), 대의왕불(大醫王佛)이라고도 한다. 동방 정유리세계(淨瑠璃世界)에 있으면서 모든 중생의 질병을 치료하고 재앙을 소멸시키며, 부처의 원만행(圓滿行)을 닦는 이로 하여금 무상보리(無上菩提)의 묘과(妙果)를 증득하게 하는 부처이다. 그는 과거세에 약왕(藥王)이라는 이름의 보살로 수행하면서 중생의 아픔과 슬픔을 소멸시키기 위한 12가지 대원(大願)을 세웠다.
팔공산 동봉 석조약사여래입상은 높이가 6m에 이르며 고부조(高浮彫)의 높은 돋을새김으로 조각하였는데 머리는 소발(素髮)이며 편평한 육계(肉髻)를 가졌다.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대구유형문화재 제20호로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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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불텅 찌불시졌다: 기우뚱 기울어졌다.
*못 생기싰시꼬?: 못 생기셨을까?
*그라마: 그렇다면 *내사마 인자사 알겠구나: 나야말로 이제와서야 알겠구나
*미꿈하다: 말끔하고 잘 생김
*궁디이: 엉덩이
*뻐적잖다: 뭔가 매끄럽지 못하고 걸치적거림
*만만쿠로: 만만하게, 어럽지 않고 편안하게
*마암 핀투룩 할라꼬: 마음 편하도록 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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