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과 경영계의 트렌드는 '사람중심 경영'이다.
'사람중심 경영'이란 조직의 단기적인 이윤 추구와 효율성 대신 구성원의 행복과 상생을 중시하는 경영이론으로, 유럽·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사람중심 경영'을 기존 신자유주의 경제가 초래한 양극화 문제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가져다줄 새로운 롤모델로 주목하고 있다. '사람중심 경영'의 도입 방안으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워라밸' 기업문화의 정착과 확립이다.
'워라밸'은 일과 생활의 균형을 뜻하는 영어 어절인 '워크 앤드 라이프 밸런스'(Work and Life Balance)의 앞 글자를 딴 신조어이다. 최근 서울대학교 소비 트렌드 분석센터에선 2018년 예상 10대 트렌드 중 하나로 '워라밸'을 선정하며, 일과 생활의 균형을 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기업활동 전반에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국내 대기업들은 '워라밸'에 맞추어 기업문화를 정비하고 관련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을 비롯한 대형 유통업계는 특정 시간이 되면 업무용 PC가 자동으로 작동되고 꺼지는 PC 온오프 시스템을 도입하여 근무시간 단축을 독려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2017년 59만5천㎡(18만 평) 규모의 신사옥을 건립하면서, 사옥 콘셉트로 '워라밸'을 내세웠다. 서울 용산에 지어진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은 계열사를 포함한 임직원 전원이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사무공간에서 근무하며, 언제든지 피트니스센터, 미술관, 라이브러리, 식당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워라밸'을 자사의 근무혁신 원동력으로 삼아 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기업과 달리 이러한 대규모 투자가 어려운 국내 중소기업들은 과연 '워라밸' 기업문화를 어떻게 준비해 나가야 할까?
우선 '워라밸' 기업문화의 핵심은 거창한 제도나 투자가 아니라 사업주의 관심과 유연한 사고에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음주 회식 문화 개선, 연차휴가·휴직 사용 활성화, 효율적인 회의 방식 도입 노력 등 근로자 개인의 삶에 도움을 주려는 사업주의 소소한 배려와 노력이 곧 '워라밸' 기업문화의 정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워라밸' 기업문화 확산과 정착을 통하여 장시간 근로는 개선하고 업무집중도를 높여 기업의 노동생산성과 근로자 삶의 질을 균형 있게 개선하는 등 노사 상생협력의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1일 발표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근로시간 단축이 노동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초과근무시간을 줄여 주 40시간을 유지한 기업의 노동생산성이 오히려 2.1% 높아진 것으로 확인되었다. 업무량을 높이기보다 근로자 개인의 본래 역량을 발휘하게 하는 것이 효과가 크다는 결과는 '사람중심 경영'에 부합하는 것이기도 하다.
고용노동부에서도 '워라밸'을 알리고 확산시키기 위해 자체적으로 '일·생활 균형 캠페인'을 추진하고 참여 기업을 발굴하고 있으며, 유연근무제 도입 등 조건이 맞는 기업에 대해 기업지원금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올해 하반기부터는 전국 6개 지역을 거점으로 민간 주도의 일·생활 균형 추진단을 조직하여 기업 컨설팅과 사회적 분위기 조성 활동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구경영자총협회도 전국 일'생활 균형 추진단 중 하나로 '장시간 근로 개선과 기업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사민정 일·생활 균형 실천 협약 선언식'을 개최하고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대구 지역의 일·생활 균형 실천 분위기 조성 및 확산을 위하여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대구 지역 기업들도 '사람중심 경영' 흐름에 발맞춰 '워라밸' 기업문화 확산에 동참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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