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8일 이틀간 대구에서 열린 '세계 항공시장의 변화와 대구공항, 그리고 과제' 국제세미나 및 정책토론회에서 국내외 전문가들은 통합 대구공항의 이전부터 정착까지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했다. 이번 국제세미나에서는 통합 대구공항이 연간 1천만 명이 이용하는 제대로 된 관문공항, 활발한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경제공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다양한 해법들이 제시됐다.
◆중국 항공 시장 폭증세에 올라타라
마틴 드레스너 세계항공교통학회장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크며 곧 최대가 될 중국 항공시장 바로 옆에 위치한 나라가 한국"이라며 "이 같은 중국의 성장을 활용할 수 있는 항공 정책 개발이 중요하다. 한국 항공 교통량 증가의 많은 부분이 중국 항공시장의 성장과 연동될 것"이라며 "통합 대구공항이 성공적인 관문공항으로 성장하려면 중국의 항공시장을 어떻게 끌어들일 것인지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드레스너 회장에 따르면 세계 항공 교통량은 2036년까지 현재의 2배가 되는데 대부분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도시 간 이동이 차지하게 된다. 특히 중국 항공시장이 곧 미국을 앞질러 세계 1위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드레스너 회장은 "이에 발맞춰 중국도 공항을 확충하고 있지만 증가세가 더 커 공항 용량이 부족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부족한 용량을 통합 대구공항이 소화해 기회로 삼을 수 있다. 특히 중국 사람들이 두 번째로 많이 찾는 관광지가 한국이기 때문에 더욱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수요 창출하는 일등공신 저비용항공사 잡아야
저비용항공사 유치도 필수로 거론됐다. 저비용항공사는 저렴한 가격으로 항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항공 혁신 모델로 서구권에서는 인식되고 있다. 실제 대구국제공항도 지난 3년간 저비용항공사 유치 덕에 국내 4대 공항으로 우뚝 서기도 했다.
드레스너 회장은 "저비용항공사 비중이 북미와 유럽에서는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동북아시아에서는 22%, 특히 중국에서는 4%에 불과하다. 앞으로 저비용항공사가 들어와 그만큼 창출할 수요가 많다"며 "결국 통합 대구공항은 중국을 잇는 저비용항공사를 선제적으로 유치해 그만큼 중국 항공시장 수요를 끌어들일 수 있다. 유럽처럼 아시아에서도 항공자유화가 이뤄질 경우 결국 저비용항공사 노선을 많이 유치한 공항이 승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홍석진 미국 북텍사스대 교수도 "어떤 항공사가 통합 대구공항에 들어오느냐가 중요하다. 접근성보다 중요한 부분이 항공사가 어디로 이어주느냐"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안마리아 마르티니 이탈리아 베르가모대학 교수는 "이탈리아 밀라노 베르가모공항에 유럽의 라이벌 저비용항공사인 라이언에어와 이지젯이 들어오면서 10년간 이용객이 2배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또 "통합 대구공항은 인천공항 같은 '네트워크 허브 공항'보다는 다양한 직항 목적지를 가진 '게이트웨이 허브 공항'으로 가야 한다"고 진단했다. 네트워크 허브 공항은 대형 항공사가 네트워크 항공사 역할을 하며 승객을 자사의 네트워크 내에서 실어 나르기 위해 활용하는 공항이다.
반면 게이트웨이 허브 공항은 다양한 직항 목적지를 수요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 홍 교수의 설명이다. 최근 세계 항공 교통 트렌드를 살펴보면 직항 목적지를 잇는 포인트 투 포인트 노선이 꾸준히 늘고 있다. 반대로 유럽에서는 2000년부터 탈허브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는 것.
홍 교수는 "일본의 경우 네트워크 허브 공항인 도쿄 나리타는 일본 동쪽을, 게이트웨이 허브 공항인 간사이 공항은 일본 서쪽을 주로 맡고 있다"며 "일본처럼 인천공항도 수도권 중심, 통합 대구공항은 대구경북 및 인접 지역을 소화하는 구도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북 북부~통합 대구공항~대구 잇는 공항회랑으로 파급 효과 내야
통합 대구공항을 중심으로 남북으로 형성될 공항회랑(Airport Corridor) 지역도 중요하게 거론됐다. 공항회랑 지역 안에 공항과의 편리한 접근성을 이유로 세계의 기업과 대학 등을 유치할 수 있어서다.
홍석진 교수는 "뮌헨공항의 경우 뮌헨 시내까지 새로운 시가지가 형성됐다. 공항이 도심권에 있다가 외곽으로 이동하면서 회랑 지역이 생겨나 발전하는 모습이 세계 곳곳 신공항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홍 교수는 대기업 휴렛팩커드가 들어온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공항, 도요타자동차가 미국 댈러스공항의 편리한 일본 직항편을 이유로 들어간 댈러스, 물류 특화 공항으로 나서자 바다가 없는 내륙지역인데도 대형 수산물회사가 들어온 스페인 사라고사공항 등을 예로 들었다.
그러나 멀리 보지 않더라도 당장 지역산업부터 통합 대구공항과 연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정의관 대구시 공항추진본부장은 "새로운 기업 유치도 좋지만 현실적으로는 지역 산업과의 연계가 절실하다. 예를 들어 통합 대구공항과 인접한 구미의 국가산단 기능을 공항으로 어떻게 강화시킬 수 있을지 등의 해법을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항회랑 등을 중심으로 하는 파급효과에 대해 한근수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은 ▷1단계 공항, 배후도시 건설 ▷2단계 대구 공항연계지대 형성 ▷3단계 공항기반도시 건설 ▷4단계 공항클러스터 기능 강화 방안을 제시했다.
◆통합 대구공항 경쟁력 확보 위해 공항철도 연결 필수
통합 대구공항의 성공 조건으로 공항철도 등 교통 인프라의 중요성이 중점 거론됐다. 윤대식 영남대 교수는 "결국 통합 대구공항은 향후 김해공항과 경쟁해야 한다. 우위를 가지려면 더 나은 접근성을 갖춰야 한다. 대중교통 중에서도 공항철도 연결이 중요하다"며 "공항철도 접근성에 따라 초반 공항 수요가 달라질 수 있다. 공항철도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공항철도를 비롯해 통합 대구공항과 연결된 교통 인프라는 공항 개항 전 미리 건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석진 미국 북텍사스대 교수도 "프랑스 리옹공항의 경우 수요가 점점 줄다가 새 공항을 지을 때 공항철도를 놓으면서 수요가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한근수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은 "군위 우보(이하 군위) 후보지의 경우 철도로 29.7분, 의성 비안'군위 소보(이하 의성) 후보지의 경우 36.6분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로로는 군위가 47분, 의성이 58.2분으로 나왔다"며 "통합 대구공항과 연결되는 여러 교통 인프라 중에서도 공항철도가 굉장히 중요하다. 여기에 중앙선 전철 복선화 사업도 연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