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2월. 올해의 마지막이자 어쩌면 나의 마지막 칼럼이 될지도 모르는 이 글을 어떤 내용으로 채울지 고민하다 3월부터 써내려간 글들을 다시 읽어봤다. '얼마 전'으로 시작하는 글들이 많았던 만큼 어느 것 하나 마음을 담지 않은 글이 없기에 제목만 보더라도 그때의 감정이 생생히 기억난다.
올해엔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었고, 좋은 만남과 이별이 있었다. 학교 어학연수로 세부에 다녀오면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 재밌는 경험을 했다. 학보사에선 '기자'가 돼 교수님이나 교직원, 사회단체 활동가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방학 땐 여성보좌진이나 전국대학생모의유엔을 통해 나의 부족함을 많이 배웠고 새로운 학기엔 독서모임을 만들어 조금이라도 책을 읽었다.
하고 싶은 것들은 많았지만 시간은 모든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학보사와 이별했고, 가깝던 사람들과 멀어지기도 했다. 올핸 꼭 작정하고 성공하리라고 마음먹었던 다이어트도 가슴속 열기만으로 남아 있다.
복학하고 나서 좋은 기회를 잡으면서 능력 있는 사람이 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글을 쓰면서 사람들의 감탄사를 자아낼 만큼 잘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전공 공부를 하면서도, 어떤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깊이 있는 생각을 하는, 통찰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현실은 눈앞에 닥친 일을 해결하느라 바빴고, 어떨 땐 마음껏 게을렀으며, 많은 지식을 얻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지만 공허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얼마 전 강원국 작가님의 강연을 들으면서 공허함이 커졌던 나의 갈망을 조금 해소했다. 남의 것을 읽고 듣기만 하고 내가 말하고 쓰는 시간은 많이 없었기에 깊이 있는 생각이나 나만의 시각을 갖는 것이 부족했다. 나만의 글을 쓰고 그 글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공부 또한 턱없이 모자랐다. 내 생각의 해안선을 넓힐 수 있는 공부를 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 때문에 나를 표현하고자 노력해왔던 이 시간들이 나도 모르는 사이 나의 바람을 채우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올 한 해가 그랬듯이 소중한 기회를 잡으려고 노력하고 그 안에서 좋은 시간을 보낼 수도, 아픈 시간을 보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시간 속에서 시작한 것은 반드시 마무리해 좀 더 단단한 내가 될 수 있기를, 그리고 그 순간을 나만의 방식으로 표현해 '나'다운 사람이 되어 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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