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종언 작품전 수성아트피아

눈 내리는 겨울밤 흑백사진처럼 포근

김종언 작
김종언 작 '밤새…'(목포 서산동)

서양화가 김종언 작가의 작품에는 특별함이 없다. 밝은 태양광도 없고, 화풍 또한 산뜻하지도 않다. 하지만 자꾸만 눈이 간다. 늦은 추운 겨울밤, 옆집과 등을 맞대고 사는 인적이 끊긴 골목길엔 눈이 소복이 쌓였다. 정적을 깨듯 희뿌연 가로등만 아무도 없는 골목길을 비추고 있다.

눈 내리는 추운 겨울밤의 전경을 그린 작품은 1960, 70년대의 낡은 흑백 사진과 같다. 그러나 작품 속에는 온기가 흐른다. 이웃끼리 나누는 정답고 소소한 삶의 이야기가 묻어난다. 그러면서도 이미지는 시적이고 서정적이다. 추운 겨울이지만 옹기종기 모여 정을 나누는 집이며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은 집, 공중전화 부스, 비탈진 골목, 전봇대 등의 모습은 작품 이상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김 작가의 작품은 중성적이지만 깊이 있고 무게 있는 회색 조를 화면의 기조로 하지만 회색 이상의 의미로 다가온다. 가로등은 누군가를 위해 불을 밝히고 있다. 공동의 안전을 위하기도 하지만 그 공동의 안전이 그 길과 함께한 개인의 시선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 주기도 한다. 가로등과 흰 눈은 공공의 공간에서 개인의 감성으로 바뀌게 하는 특유의 심상으로 이르게 한다. 흰색도 밤이면 어두운 색으로 먼저 느끼지만, 인간 눈의 항상성과 같은 조절 장치와 감각기관의 특성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밝은 색으로 느껴지게 된다. 이처럼 김 작가의 작품은 어두운 밤 속에서 우리 자신의 느낌을 밝혀 주는 맑고 순수한 생명감을 강조한다.

이중희 전 계명대 교수는 "그의 작품은 따뜻한 온기로 가득 채워져 있다. 그 이유가 바로 자연의 생명감을 가슴으로 어루만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김 작가는 계명대 서양화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8회, 아시아 호텔아트페어 서울2013, KIAF 한국 국제아트페어 등에 참여했다.

수성아트피아와 동원화랑이 공동기획한 김 작가의 '눈 내리는 풍경'전은 17일(일)까지 수성아트피아 호반갤러리에서 진행된다. 053)668-1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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