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시민의 식수원인 서천의 하천수를 8년 동안 공짜로 끌어 쓴 영주의 대기업 SK머티리얼즈가 이번에는 공장 하수를 서천에 도로 흘려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매일 2천700t의 깨끗한 하천수를 사용한 뒤 구정물을 식수원에 다시 방류한 것이다. 영주 시민들이 느낄 분노의 감정을 짐작할 만하다. 이는 영주시의 물 행정이 얼마나 형편없고 엉성했는지를 스스로 입증하는 꼴이다.
이번 일은 분명 영주시의 잘못된 행정 탓으로 진상 규명이 꼭 필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어설픈 행정 못지않게 영주의 명망 있는 업체로 알려진 SK머티리얼즈의 기업 윤리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적인 기후 변화로 물의 가치는 갈수록 높아지는 현실이다. 식수원인 만큼 서천의 깨끗한 물은 더욱 그렇다. 그런 가치를 지닌 서천의 하천수를 매일 2천700t씩, 무려 8년이나 공짜로 쓰는 일이 지금 가능한 세상인가. 게다가 실컷 쓰고 난 뒤의 공업용수를 서천에 되돌려 보낸 일은 충분히 문제의 소지가 있다.
이렇게 방류한 물에 대한 회사의 해명은 더욱 가관이다. 회사 관계자는 "공업용수는 냉각수로 사용하고 남은 하천수나 생활용수"라며 마치 저류조를 통해 그냥 흘려보내도 괜찮다는 식의 인식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러나 이런 물도 사용 과정에서 화학물질이 포함될 수 있어 주기적인 수질검사로 방류 적합성 여부를 가려야 한다는 전문가의 의견과는 배치되는 설명이다. 과연 서천을 식수원으로 쓰는 영주 시민들도 납득할지 의문이다. 한마디로 기업 편의만을 앞세운 환경 인식의 실종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지금부터 바룰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무엇보다 방류 공업용수에 대한 수질검사로 방류 적합성 여부부터 따져 조치해야 한다. 이는 미룰 일이 결코 아니다. 안전한 식수원 확보는 시민 생명과 직결된 문제이다. 공짜 물 사용의 시정은 물론 제대로 된 방류수 측정과 이에 따른 사용료의 부과와 징수도 할 일이다. 회사도 이번 일에 대해 깊이 되돌아봐야 한다. 그동안 이 회사가 영주에서 쌓은 명성과 긍정적인 여러 활동을 살피면 더욱 그렇다. 기업의 목표와 가치가 오로지 이윤 창출 추구만은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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