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난다고 다 가질 수 있는 건 아니다. 프로야구 각 구단의 외국인 투수 영입 작업을 보면 떠오르는 말이다. 삼성 라이온즈도 마찬가지. 스토브리그에서 삼성은 선수단 물갈이 작업을 마무리해가고 있다. 남은 숙제는 외국인 투수 1명을 영입하는 일이다.
자유계약 선수(FA) 시장은 완전히 닫히지 않았다. 대어로 꼽히는 김현수 외에도 정근우, 최준석 등이 아직 새 둥지를 정하지 못한 상황. 특히 김현수는 국내에서만큼은 최고 수준의 타자다. 하지만 그가 이미 메이저리그 진출시 협조한다는 전제로 다른 팀과 합의에 이르렀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 삼성은 김현수 영입 전쟁에서 손을 떼는 분위기다.
삼성은 1군과 2군을 오르내리던 선수들을 포함, 선수단 정비 작업도 마쳤다. 김정혁, 성의준, 우동균, 문선엽, 나성용 등 만년 기대주들을 내보냈다. 팔꿈치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접게 된 김정혁은 삼성의 전력 분석원으로 제2의 야구 인생을 시작한다. 김정혁의 성실함과 인성을 눈여겨본 구단 측이 그의 손을 다시 잡았다.
삼성 관계자는 "어린 선수들이 클 기회와 공간이 있어야 한다. 그들에게 동기 부여도 필요하다. 1군에 올라와 밥만 먹고 다시 짐을 싸 2군으로 돌아가는 일은 되도록 없게 하자는 게 우리 생각이다"며 "인간적으로는 안타깝지만 나이가 든 2군 선수들을 정리하고 FA 시장에서 더 움직이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했다.
남은 것은 외국인 투수를 1명 더 영입하는 작업이다. 이르면 다음주 계약이 성사될 수도 있지만 내년 1월까지 협상이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이 말에는 급한 마음에 선수와 그의 입장을 대변하는 에이전트에 끌려 다니며 계약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삼성 측은 "업무 제휴 관계인 시카고 컵스와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공유 중이다. 미국 현지에서 마크 위드마이어 스카우트 코디네이터도 적극적으로 뛰고 있다"며 "장기전도 염두에 둔다. 원하는 카드를 잡으려고 다른 구단과 '돈 싸움'은 하지 않겠다. 우리가 해당 선수에게 책정한 금액 이상을 쓰면서 데려오진 않겠다는 게 기본 원칙이다"고 했다.
일단 삼성이 생각 중인 외국인 투수의 첫 번째 조건은 이닝 소화력. 선발 로테이션을 충실히 소화할 수 있느냐를 따진다. 애초 염두에 뒀던 좌완 투수 1명은 메이저리그에 남는 것으로 확인돼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현재 후보군 중에선 젊은 백인 투수를 우선 협상 대상으로 점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측은 "먼 이국 땅에서 생활하는 탓에 외국인 선수끼리 잘 어울리는 것도 중요하다"며 "우리 소속인 다린 러프, 팀 아델만과 비슷한 문화를 공유하는 게 좋다고 판단해 백인 투수를 우선 순위에 둔 것"이라며 "유력 후보를 두고도 변수가 많아 긴 호흡으로 영입 작업을 진행 중이다"고 했다.
새 외국인 투수의 몸값은 100만달러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 다만 삼성은 다린 러프(150만달러)의 몸값보다 더 쓰는 것은 가급적 지양할 생각이다. 또 애초 계획과 달리 국내에서 뛴 경험이 있는 외국인 투수도 영입 후보군에서 배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미국에서의 영입 작업이 여의치 않을 경우 고려할 카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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