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창립 50돌 맞은 포스코]철강 고도화·비철 수익성 향상…'100년 기업' 비상 새 날개

독자 개발 '에너지 소재' 양산, 항공기 소재 티타늄 국산화…2025년 매출 11조원대 목표

포스코는 올해 창립 50주년을, '100년 기업'의 시작을 알리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다. 창립기념일인 4월 1일에 맞춰 앞으로의 비전과 계획을 발표한다고 하지만, 이미 포스코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새로운 50년을 열어가기 위한 중기성장전략을 설명한 바 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신(新)중기전략으로, 고유기술 기반의 철강산업 고도화, 비철강사업의 수익성 향상, 차별화 역량 기반의 미래성장 추진, 그룹 사업의 스마트화를 꼽았다. 신중기전략이 완료되면 연결 영업이익이 2016년 2조8천억원에서 내년 5조원으로 늘어나고, 미래성장 부문 매출도 2025년 11조2천억원으로 껑충 뛰게 된다.

◆미래 50년을 준비한다

포스코는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10년 단위의 장기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신중기전략을 통해 철강과 비철강 사업의 수익규모, 국내와 해외사업의 매출비중을 각각 절반씩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또 기존 하드웨어 사업을 중심축으로 소프트웨어를 접목하는 스마트 기업으로 전환도 추진하고 있다.

본연의 업에 대한 지원도 보다 강화할 방침이다. 전기차'수소차'자율주행차 등에 대비한 자동차 경량 소재 개발에서 초고장력강판(기가스틸)이나 고망간강 등의 포스코 고유기술이 세계시장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알루미늄보다는 3배 강하면서 가격은 3분의 1수준인 기가스틸에 관심을 보이는 자동차 회사들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도 이를 방증하고 있다.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 월드프리미엄(WP) 등 고유기술에 기반한 최고품질의 제품을 만들어 경쟁사를 따돌린다는 계획이다.

미래성장 부문에서는 염수나 폐이차전지에서 리튬을 직접 추출하는 기술, 니켈 제련기술 등 포스코가 독자 개발한 기술을 기반으로 에너지저장 소재 양산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2025년까지 리튬과 니켈 부문에서 각각 6천억원, 4천2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밑그림을 그렸다. 아울러 고급 자동차에 적용할 수 있는 마그네슘 판재 사업과 항공소재 국산화를 실현할 수 있는 티타늄 사업도 주요 미래성장 사업 가운데 하나로 보고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포스코는 2025년 관련 분야 매출 목표 11조2천억원을 달성하기 위해 앞으로 3년간 2조5천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비철강 분야에서는 고수익 사업에 집중해 연간 영업이익을 6천억원 수준에서 1조5천억원으로 높일 계획이다. 그룹사업 스마티제이션(Smartization)과 관련, 포스코건설을 비롯해 포스코에너지'포스코ICT 등 그룹 계열사를 모두 참여시켜 스마트팩토리, 스마트 빌딩 앤 시티, 스마트 에너지 등 그룹 차원의 사업 플랫폼을 새로 정비하고, 이를 통해 사업기회를 모색해 나갈 생각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단기적 성과도 중요하지만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보다 먼 미래를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철강회사로의 발전방안 수립과 신규사업 진출 전략 등 도전적인 10년 이상의 장기 경영목표 수립을 통해 앞으로 반세기를 책임질 미래 사업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포스코 창업 50주년 정신 잇는다

"우리 조상의 피 값으로 짓는 제철소, 건설에 실패하면 조상에게 죄를 짓는 것이니 목숨을 걸고 일해야 한다. 실패하면 모두 '우향우'해서 앞에 보이는 영일만에 빠져 죽어야 한다."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포항제철소 건설에 임하던 1968년 겨울,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일갈은 죽음을 각오할 만큼 비장했다. 우향우 정신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포항제철소를 일궜고, 철강선진국도 포기한 파이넥스 기술을 상용화했다.

포스코인재창조원이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이 같은 창업정신을 재조명하고 이를 전파하기 위해 관련 교육 콘텐츠 개발에 나섰다. 포스코의 창업정신과 경영철학, 조직문화 등을 담은 콘텐츠는 앞으로 임직원들의 교육용으로 활용된다. 앞서 포스코는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사내외 인사들을 대상으로 사료 수집에 나서,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창업세대 재임기간과 최근 20년간의 사료가 다양하게 담겼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해당 사료는 창립일인 4월 1일 공개된다.

◆포스코의 발자취

포스코는 1968년 4월 1일 '한국의 발전을 위해 철강의 힘을 이용한다'는 목적 아래 창설요원 39명으로 창립됐다. 포항제철의 설립구호는 '제철보국'(製鐵報國)이다. 당시 한국 경제사정에서는 불가능했던 종합제철 건설 계획이 구체화된 것은 1961년 박정희 대통령 취임부터다. 정부는 1967년 6월 연산 300만t 규모의 제철소를 건설할 수 있는 지역으로 포항을 낙점했고, 10개월 뒤인 1968년 4월 1일 포항종합제철주식회사가 출범했다.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1968년 대일청구권 자금을 전용하는 아이디어(후일 일본으로부터 차관과 기술을 제공받는 방법으로 수정)를 냈고, 일본정부는 1969년 8월 제3차 한일각료회담에서 종합제철 건설 사업을 지원키로 결정했다.

1970년 4월 1일 연간조강연산 103만t 규모의 포항제철소 1기 설비를 착공했고 착공 3년 3개월 만인 1973년 7월 3일 종합 준공됐다. 포스코는 네 번의 확장사업을 통해 1983년 조강 910만t 체제의 포항제철소를 완공했다. 이후 고도성장기의 급증하는 국내 철강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광양으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1985년 광양 1고로 착공을 시작으로 1992년 종합준공식까지 바다를 메워 제선-제강-압연 공정을 직결하는 최신 제철소를 건설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포스코는 지속적인 공장설비 효율화와 생산성 향상을 통해 1998년 조강 생산 기준 세계 1위의 철강회사가 됐다. 2000년 민영화에 이어 2001년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구매, 생산, 판매 등 전 부문의 업무 프로세스를 재정립하고 디지털 통합 시스템을 구축했다. 2007년 포스코 고유기술로 탄생한 파이넥스가 상업생산에 들어갔고, 10년 8개월 만인 지난달 쇳물 생산 누계 2천만t을 달성했다.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철강 연속 공정의 특성을 반영한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인 '포스 프레임'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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