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쾅·꽈당…오전 빙판길 '블랙아이스' 공포

녹았다 다시 얼어 얇고 투명, 도로 위 '검은 흉기' 로 불려

눈이 내린 뒤 영하권을 맴도는 날씨가 이어지면서 녹았던 눈이 얼어붙는 '블랙아이스'가 교통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10일 오전 8시 50분쯤 경부고속도로 서울 방향 동대구나들목 인근에서 화물차 한 대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다. 전날 내린 눈이 얼어붙으면서 생긴 결빙 구간에서 차가 중심을 잃고 미끄러진 탓으로 추정된다. 이 과정에서 뒤따르던 화물차가 미처 피하지 못하고 추돌하는 2차 사고로 이어졌다. 앞서 같은 날 오전 7시 40분쯤에는 서구 비산지하차도에서 북비산네거리 방향으로 달리던 화물차가 내리막길에서 미끄러지면서 옹벽에 부딪히는 사고가 났다.

지하차도나 터널의 진입'진출 구간은 찬바람의 영향으로 도로 위의 습기가 얼어붙는 일이 잦다. 블랙아이스는 도로 위에 생긴 얇은 빙판 층을 말한다. 쌓였던 눈이 낮에 잠깐 녹았다가 밤새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얼어붙는 게 원인이다. 눈에 보이는 두꺼운 얼음과 달리 얇고 투명해 육안으로는 식별하기 어려워 도로 위의 '검은 흉기'로 불린다.

블랙아이스는 차량뿐만 아니라 낙상 사고를 일으키는 원인도 된다. 11일 오전 9시쯤 대구 달성군 화원읍 한 이면도로를 걷던 60대 남성이 얼어붙은 과속방지턱을 밟고 넘어져 오른쪽 손목이 부러지는 등 빙판길 사고가 잇따랐다.

블랙아이스는 주로 기온이 떨어진 오전 시간대가 위험하다. 또 눈이 오지 않았더라도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대기 중에 포함된 습기가 도로에 얇은 얼음층을 만들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대구기상지청 관계자는 "새벽에 이슬이 내린 날 산간지역이나 고층 빌딩 등으로 그늘진 곳은 블랙아이스가 생길 확률이 높다"면서 "보행자들도 미끄러운 빙판길에 낙상사고를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안심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교량과 지하차도 진입'진출 구간은 낮 시간에도 조심해야 한다. 햇빛이 잘 들지 않거나 바람이 강해 얼음이 녹지 않고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윤공현 한국교통안전공단 연구원은 "일반 도로는 낮 시간 복사열과 지열로 얼음이 쉽게 녹지만 교량은 하단부가 뻥 뚫려 있는 데다 바람이 많이 불어 눈이 잘 녹지 않는다. 지하차도 역시 햇빛이 들지 않아 마찬가지"라며 "이런 구간을 지날 때는 과속이나 차로 변경을 삼가야 한다"고 했다.

※블랙아이스=도로 위에 얇은 생긴 얇은 빙판층을 말한다. 쌓였던 눈이 낮에 잠깐 녹았다가 밤새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얼어붙는 게 원인이다. 아스팔트 위 오염물질과 뒤섞이면서 육안으로는 식별하기 어려워 도로 위의 '검은 흉기'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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