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승민·안철수 정치개혁선언문 곧 발표

사실상 양당 통합 선언…국면 전환 효과 미지수, 신당 정체성 확보 등 과제

안철수 국민의당,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이르면 이번 주초 '정치개혁선언문'(가칭)을 발표할 예정이다. 양당 통합 과정에서 불거진 구태를 일소하고 통합정당의 미래상을 제시함으로써 국면을 전환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선언문이 기대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치권에선 선언문에 ▷기존 양당(보수 vs 진보) 중심 국회 구도의 문제점 ▷제3정치세력의 필요성 ▷통합신당의 정치 지향 ▷보수정치 혁신 ▷지방선거에 임하는 각오 ▷당무 운영에 대한 두 대표의 입장 ▷대국민 인사말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고 있다. 바른정당 핵심 관계자는 "선언문 발표는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 양당의 통합 작업에 힘을 보태고 참신함으로 무장해야 할 통합신당에 더 이상 때가 묻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두 대표의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현재 두 대표는 선언문의 최종문안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당에선 선언문이 양당 통합을 기정사실화하고 내달 4일 열릴 전당대회에서 통합 결정을 촉진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기자회견 형식으로 진행될 정치개혁선언문 발표가 국면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반응이 우세하다. 먼저 안 대표의 '새 정치' 구호에 대한 피로감이 적지 않다. 여기에 기간이 지날수록 자기 세가 줄어드는 유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의문도 여전하다.

안 대표는 새정치연합'새정치민주연합'국민의당 창당과 바른정당과의 통합 명분으로 모두 새 정치를 주창해왔다. 안 대표의 네 번째 도전에 여론이 다시 호응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어머, 이 산이 아니네!'로 후퇴를 거듭한 안 대표에게 국민들이 다시 기회를 줄지 모르겠다"며 "중도개혁에서 보수로 정치적 지향을 전향하는 이유도 분명하게 설명해야 하는 과제도 안 대표 앞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유 대표로서도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이학재 의원이 이탈 의사를 접었지만 그동안 남경필 경기도지사, 김세연 의원이 자유한국당으로 추가 복귀하는 등 출혈이 너무 심했다. 유 대표의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해 온 정치권의 평가에 더욱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한국당 관계자는 "지금 정도의 지도력이라면 한국당이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하더라도 유 대표가 구원투수로 등판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통합신당이 현 정치구도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며 정체성을 형성해 갈지와 두 대표의 당내 권력서열 정리 등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정치권에선 한국당과 보수정당을 개혁하겠다는 통합신당이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아드느냐에 따라 통합신당의 위상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당의 성적이 저조할수록 통합신당이 대안으로 선택받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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