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문화콘텐츠진흥원(이하 진흥원)의 '공(功) 가로채기'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진흥원에 사업을 맡겼다 공을 빼앗긴 지방자치단체들도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진흥원은 11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스포츠개발원이 주관하는 '지역특화스포츠관광산업 육성' 국비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돼 3년간 18억원의 사업비를 지원받게 됐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대대적 언론 홍보에 나섰다. 보도자료 내용만 보면 진흥원이 국비사업을 확보해 예천군에 활을 테마로 한 스포츠 클러스터를 조성해 주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활 테마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예천군이 독자적으로 추진해 오던 사업이다. 예천군은 지난 2016년부터 활 테마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연구용역을 시행했고, 지난해 10월 용역을 끝낸 상태다. 올해 하반기에는 경상북도와 함께 1천500여억원 사업비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신청을 앞두고 있다.
진흥원이 자기들 공이라고 홍보에 열을 올린 '18억원 국비공모사업 선정'도 예천군이 추진해 온 사업의 하나로, 예천군이 주도적으로 공모사업에 나섰으며, 사업 추진을 위해 진흥원과 (사)경상북도미래문화재단, 가상현실(VR) 업체를 참여시켜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이다. 진흥원은 '사업 참여 기관'을 '사업 주도 기관'처럼 보도자료를 배포, 숱한 언론이 거짓 보도를 하게끔 하고 있다.
진흥원의 공 가로채기는 앞서도 문제로 지적됐다. 지난해 연말 '엄마 까투리'가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대통령상을 받게 되자 진흥원은 수상을 홍보하는 광고를 신문에 게재하면서 당초 사업을 추진한 안동시를 배제한 채 '경상북도와 경상북도문화콘텐츠진흥원'만 표기해 안동시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엄마 까투리는 안동시영상미디어센터가 안동 시비 2억원으로 캐릭터를 개발하고 40분짜리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면서 시작됐다. 진흥원이 설립되면서 도비 6억원, 안동시비 6억원 등 총 24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것이기에 진흥원의 이 같은 홍보는 대표적 '공 가로채기'였다.
경북 23개 시'군에 흩어진 문화콘텐츠를 산업으로 견인하는 데 지원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진 진흥원이 '실적' 앞에 눈이 멀어 기관 고유의 위상을 망각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설립 목적에 맞도록 묵묵히 콘텐츠산업 활성화에 필요한 지원 역할에 충실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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