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방으로 잡는 건강] 겨울철의 불청객, 습진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몸을 긁적이는 사람들이 있다. 피부를 살펴봐도 특별한 이상이 없다. 다만 가려워 수시로 긁어댄다. 밤에 더 심해지고, 긁은 부위가 붉어지기 시작하다가 점차 부풀어 올라 심하면 진물이 나기 시작한다. 약국에서 연고를 사서 바르면 좀 나아진다. 하지만 해가 지나면 그것으로 부족해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까지 찾게 된다.

매년 불청객처럼 찾아오는 이 질환은 습진이다. 습진은 피부의 붉어짐, 가려움, 진물, 각질 등을 증상으로 하는 만성적인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습진은 그 형태와 부위, 특징에 따라 아토피 피부염, 결절성 양진, 한포진, 지루성 피부염 등 다양한 병명으로 불린다. 증상도 사람마다 다양한데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증상은 가려움이다

유전이 습진의 중요한 원인으로 꼽히지만 환경적, 면역학적인 부분도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먹는 음식, 생활환경과 습관 등이 습진을 일으킨다. 최근에는 비누, 샴푸, 세제, 화장품 등 몸에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제품도 습진의 발생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스트레스도 습진이 생기게 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오래전부터 다양한 병명으로 습진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다. 증상에 따라 붉어진 것은 열(熱), 가려운 것은 풍(風), 진물이 나는 것은 습(濕), 각질이 생기는 것은 조(燥)가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본다. 원인에 따라 열이 많은 사람은 청열(淸熱)하고, 습이 많은 경우는 조습(燥濕)하고, 조가 많은 경우는 윤조(潤燥), 풍이 많은 경우는 거풍(風)하는 치료법을 사용한다.

글과 달리 실제 치료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습진 대부분은 만성적이고, 반복적이다. 따라서 앞에서 언급한 문제뿐 아니라 장부의 불균형 등 다른 요인들을 고려해 치료해야 한다. 폐, 대장, 비, 위장 등은 피부의 면역, 영양 공급, 피부의 습도 조절 등에 관여하는 기관. 만성적인 피부 질환은 대부분 이 장부들의 문제와 관련이 많다.

일상생활에서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보습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 보습제는 소량을 자주 바르는 것이 좋다. 보습제는 샤워 후 물기가 몸에 남아 있을 때 바르는 것이 좋다. 가려운 경우에는 보습제를 냉장고에 넣어 시원하게 해둔 상태에서 발라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샤워는 1, 2일에 한 번 하되 오랜 시간 탕에 들어가거나 때를 미는 건 자제해야 한다. 따뜻한 물로 시작해 10분 내외로 끝낸다.

많은 사람이 습진 증상을 보이지만 의외로 진료를 받는 경우는 드물다. 환자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면 '한두 번 치료로 잘 낫지 않아서'라고들 한다. 간단한 습진은 생활 습관만 잘 바꾸어도 상당히 좋아질 수 있다. 하지만 피부가 이미 두꺼워져 있고, 진물이 나거나 가려움이 심하다면 빨리 전문가를 찾아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습진은 시간이 지나면 낫기보다 만성화되어 더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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