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주택가 도로에 설치된 학생 보행로를 두고 학교 측과 동네 주민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의 교통안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심각한 주택가 주차난에 시달리는 주민들의 반발이 적지 않아서다.
지난 10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3동 소선여중 인근. 학교로 이어지는 60m 길이의 도로 한쪽에는 주차를 막는 탄력봉이 줄줄이 세워져 있었다. 대청초교 담장과 맞닿은 이곳은 도로폭이 좁고 불법 주정차가 만연해 학생들의 등굣길 안전이 위협받던 구간이다. 학생들은 도로가를 점령한 주정차 차량을 피해 아슬아슬하게 오갔고 크고 작은 사고 위험이 도사렸다.
최근 학교 인근에 대규모 주택공사가 시작되자 학생들의 통학길이 더욱 위험해졌다. 참다못한 학교 측은 수성구청의 도움을 받아 담장을 따라 1m 너비의 보행로를 확보했다.
그러나 평소 담장을 따라 주차를 하던 일부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전'현직 통장을 중심으로 한 주민들은 수차례에 걸쳐 학교와 수성구청을 방문해 "사전 협의도 없이 학교나 공사장 편의를 위해 일방적으로 탄력봉을 설치했다"고 항의했다.
주민들은 해당 도로가 등하교 시간에는 차량 진입이 금지돼 굳이 탄력봉을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한다. 한 주민은 "어차피 등교 시간에는 이 구간에 공사 차량과 교사들 차량밖에 다니지 않는다"면서 "학생들이 하교한 뒤에도 주민들이 주차를 하지 못하게 하는 건 지나친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인근 지역에 24시간 불법 주정차가 심각한 상황이어서 어쩔 수 없다고 반박했다. 실제 학교 주변 도로 곳곳에는 주차 차량들로 차량 교행이 어려울 정도였다. 소선여중 관계자는 "탄력봉과 보행로는 학생들의 안전을 고려한 최소한의 조치"라며 "학교 주차장을 상시 개방해 주민들의 불편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학생들과 주민 모두를 위해 해묵은 주차난 해소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만촌3동은 수성대학교를 비롯해 초'중'고교 9곳이 몰려 있을 정도로 유동인구가 많지만 주택들이 대부분 1980, 90년대에 지어진 단독주택이어서 주차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만촌동은 미로 같은 골목길에 단독주택과 연립빌라 등이 빼곡히 들어 있어 주차 문제에 민감하다"면서 "중재안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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