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긴 이동·우승팀…삼성 시작이 반이다

삼성, 개막 이후 한 달이 중요…지난해 개막전 후 최악 성적, 6월까지 꼴찌 못 벗어나

지난 시즌 삼성 라이온즈는 시작부터 덜컥였다. 3월 3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와의 개막전 패배를 시작으로 4월 한 달간 '4승 19패 2무'라는 창단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4월 9일, 10위로 내려앉은 삼성은 이후 꼴찌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6월 20일이 되도록 제자리걸음을 할 뿐이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운 탓이 컸다.

그래서 올 시즌 삼성의 출발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런데 올 시즌 초의 복병도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먼저 전국을 순회해야 하는 긴 이동거리를 극복해야 한다. 개막 2연전을 잠실에서 두산과 치르고 곧바로 광주로 이동해 KIA와 3연전을 치른다. 삼성은 개막 일주일만인 3월 30일에야 비로소 대구로 돌아와 넥센과 홈 개막전을 펼친다. 지난 4일 KBO가 올 시즌 일정을 발표하자 삼성은 긴 한 숨을 내쉬었다는 후문이다. 삼성 라이온즈 관계자는 "롯데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올 시즌 삼성의 일정이 수도권 팀들에 비해 상당히 불리하게 짜여졌다"며 "구단 고위 관계자가 KBO에 항의 전화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선수단의 동선도 문제지만 상대가 지난 시즌 준우승팀과 우승팀이라는 게 더 큰 걱정거리다. 지난 시즌 두 팀과의 상대 전적은 두산 3승 12패 1무, KIA 4승 12패. 공교롭게도 삼성에게 가장 많은 패배를 안긴 두 팀을 올 시즌 시작부터 상대하게 됐다. 이어 홈 개막전에서 만나는 넥센과의 지난 시즌 상대 전적도 5승 11패로, 앞선 두 팀 못지않게 삼성에 강했다. 삼성이 만약 이 고비를 잘 넘기면 이후 NC, SK, 두산, 한화, 롯데, kt, LG와는 맞붙어 볼만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삼성은 지난해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시즌이 시작하기도 전에 잇따른 부상 악재를 맞았던 삼성이기에 개막 이전 부상 방지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다음 달부터 시작될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지난해보다 연습경기 수를 두 경기 줄인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지난해엔 김상수와 장필준이 전지훈련에서 각각 왼쪽 발목과 옆구리 통증을 호소했고, 외국인 투수 앤서니 레나도도 시범경기에서 가래톳 부상을 입어 개막 엔트리에서 최종 제외됐었다. 선발, 불펜, 내야에서 주축 선수들이 잇달아 이탈하면서 김한수 신임 감독의 시즌 구상도 시작부터 덜컥거릴 수밖에 없었다.

삼성이 강팀, 이동거리, 부상이라는 3대 요소를 극복하고 시즌 초반 승수를 얼마나 쌓느냐에 따라 삼성의 올 시즌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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