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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벌' 개발 양봉업계 선구자, 조봉래 예천군 친환경바이오팀장

서양벌 국내 도입 잡종벌 증가, 꿀 수집·번식력 저하 등 문제 2014년 '최고의 꿀벌' 개발 보급

일반 꿀벌보다 벌통당 꿀 생산량이 31% 많은
일반 꿀벌보다 벌통당 꿀 생산량이 31% 많은 '장원벌'을 개발해 우리나라 양봉업계를 이끌어가는 조봉래 예천군농업기술센터 친환경바이오팀장이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solive@msnet.co.kr

"양봉 농가가 빠르게 늘어나는데도 우리나라 꿀 생산량은 선진국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조봉래(53) 예천군농업기술센터 친환경바이오팀장은 우리나라 양봉업계를 이끌어 나가는 선구자 중 한 명이다.

그는 "110여 년 전 국내에 양봉용 서양 꿀벌이 처음 도입돼 빠르게 보급됐지만, 체계적인 품종 관리와 개발을 위한 노력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는 사이 여러 품종의 꿀벌이 뒤섞이면서 잡종 꿀벌이 늘어났고 자연히 꿀 수집 능력 저하와 여왕벌의 번식력 감소로 국내 양봉 농가의 꿀 생산량은 호주, 중국 등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그는 지난 2002년부터 새로운 품종의 꿀벌을 개발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지난 2014년 꿀벌 중 최고의 일꾼이라 불리는 장원벌을 개발했다. 예천곤충연구소와 농촌진흥청, 중국 길림성양봉연구회가 함께 개발한 장원벌은 일반 꿀벌보다 벌통당 꿀 생산량이 31% 더 많다. 장원벌 일벌 한 마리가 수집해오는 꿀이 일반 꿀보다 19% 무겁고, 번식력도 우수해 벌통당 일벌 수도 45%나 많은 덕분이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장원벌은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정부장려품종 1호로 등록되는 쾌거도 이뤘다.

조 팀장은 "장원벌 개발로 국내 꿀 생산량은 6천300t 증가했고 농가소득은 700여억원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며 "농산물을 개량해 생산량을 10% 확대하려면 대략 10~20년 연구 기간이 소요되는데 12년 만에 장원벌을 개발한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고 했다.

예천군은 장원벌의 보급을 위해 지난해 8월부터 전국 최대인 1만6천㎡ 규모의 여왕벌 생산기지를 울릉도 나리분지에 조성했다.

조 팀장은 이곳에서 올해 장원여왕벌 3천 마리를 공급하는 등 우량 꿀벌 생산 보급 산업화로 국내 양봉업 발전을 이끌고 있다. 곤충식품 매뉴얼 개발, 곤충 농장학교 운영, 곤충 치유 교육 프로그램 도입 등 곤충 농가 신소득원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그 공로로 조 팀장은 최근 행정안전부 주최 '제7회 지방행정의 달인 시상식'에서 곤충산업화 기술개발 보급 공로를 인정받아 달인에 뽑혔다.

지금까지의 성과보다 앞으로의 갈 길이 더 멀다고 그는 설명했다. 공직생활 동안 그의 목표는 장원여왕벌의 가격을 현 시세의 반으로 줄이는 것이다.

조봉래 예천군 친환경바이오팀장은 "벌은 교미할 때 최소 6㎞에서 20㎞까지 날아다니며 짝짓기를 하기 때문에 혈통 유지를 위해서는 울릉도에서 키울 수밖에 없어 단가가 비싸다"며 "현재 마리당 10만원 하는 여왕벌의 가격을 5년 안에 절반으로 낮추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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