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을 기정사실로 굳혀가고 있는 정부에 대해 비판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북한에 단일팀 구성을 제의했으며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이를 확인했다. 이런 결정을 하면서 정부는 우리 대표팀에 의견을 물어보지 않았다. 사라 머레이 여자대표팀 감독은 단일팀 구성에 관해 정부로부터 설명을 들었느냐는 질문에 "전혀 몰랐다"고 했다.
이는 일방통행을 넘어 정부가 결정하면 군말 없이 따르라는 강압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올림픽의 주인공은 출전하는 선수이다. 단일팀 구성 여부도 그들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은 "'올림픽의 주인공은 선수들이다'라는 말을 누구나 다 알고 나 또한 이 말을 항상 되새기며 활동한다"며 "최소한 선수단과 소통은 먼저 돼야 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렇게도 소통을 중시한다고 해온 문재인 정부가 정작 가장 중요한 소통은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단일팀 구성으로 우리 대표팀 선수가 입을 피해다. 단일팀이 만들어지면 출전하는 북한 선수의 수만큼 한국 선수의 출전기회가 막힌다. 올림픽 출전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고 4년간 흘린 땀이 수포로 돌아간다는 얘기다. 머레이 감독이 "북한 선수를 추가할 경우 우리 선수들에게 분명히 피해가 있을 것"이라고 단언한 이유다.
그러나 도 장관은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강변한다. 아이스하키에서 2분 간격으로 선수가 교체되기 때문에 북한 선수가 합류해도 우리 선수의 출전 기회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이스하키의 특성을 모르는 소리다. 2분 간격으로 선수를 교체하는 것은 체력 안배 때문이다. 그리고 선수 교체는 팀워크나 작전과 긴밀한 관련이 있다. 마구잡이로 교체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단일팀 구성은 평화 올림픽 구상의 일부분'이라는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의 발언은 더 해괴하다. 단일팀이 구성되면 우리 대표선수들의 신체적'정신적 평화는 와해될 것이다. 단일팀 구성을 위해서라면 그렇게 돼도 상관없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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