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부모 교육, 부모됨의 길을 묻다] 자식은 부모 발자국 소리 들으며 자란다

벼들이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자라듯이 자녀도 부모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자란다.

부모가 진지한 관심과 사랑으로 얼마나 많은 시간을 자녀와 함께 보내는가에 따라서 자녀의 인격 성장의 방향과 속도는 달라진다.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자녀는 더 건강하고 반듯하게 자랄 것이다.

프랑크 타이거는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선물은 남을 위하여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내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귀한 선물 또한 부모의 시간을 자녀를 위해 기꺼이 내어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지금 자녀에게 투자하는 30분이 먼 훗날에 투자해야 할 300시간과 맞먹을 만큼 소중한 시간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므로 자녀에게 가장 필요한 시기에 부모가 자신의 시간을 기꺼이 나눌 줄 알아야 자녀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게 된다. 부모가 살아내야 할 세상이 험난하고 힘겨워 숨이 턱밑에 차올랐다 할지라도 자녀를 위해서 틈새 자투리 시간이라도 탈탈 털어 자녀와 함께 나누려고 끊임없이 노력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자녀가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역사적 사명을 띤 이 땅의 부모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인데, 부모의 삶을 지켜보면서 '저런 모습은 절대 닮지 말아야지!' 다짐을 하고 살아가지만 어느 순간 자신의 모습에서 정말 닮기 싫었던 부모의 그 모습을 발견하고는 소스라치게 놀랐던 경험 말이다. 이는 부모의 심리 상태나 양육 태도가 다음 세대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런 현상을 심리학자들은 '세대 간 전이'라고 한다. 자녀에게서 인격적으로 흠이 있거나 모자라는 부분들을 발견했다면 그것은 아마도 자녀에 대한 부모 자신의 관심과 보살핌이 세심하게 미치지 못한 탓임을 인정해야 한다. 평소에 너무 바빠서 자녀가 요구하는 것을 잘 몰랐거나 자녀를 귀찮아하지는 않았는지, 형제나 타인과 자주 비교하면서 비꼬거나 비난하는 말로 창피를 주는 언어를 사용하지는 않았는지 깊이 반성하면서 부모의 양육 태도와 삶의 방식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보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그리고 부모는 자녀를 양육하는 동안 어린 자녀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부모를 키우고 있음을 매순간 명심하면서 자신의 삶을 되짚어보고 자녀와 함께할 시간을 찾고 찾아서 나누려고 노력할 때 건강하고 아름다운 '세대 간 전이'가 일어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부모의 노력과 기대와는 다르게 자녀의 반응은 매우 더딜 수 있다. 부모는 없는 시간을 쪼개어 자녀에게 시간을 내어주지만 안타깝게도 자녀는 변화없는 자식 때문에 부모가 지쳐갈 때쯤에서야 비로소 그들의 시간을 부모와 함께 나눌 준비를 시작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렇다 하더라도 부모는 오랜 시간을 기다리며 자녀의 마음이 부모의 마음에 와 닿을 때까지 끊임없이 시간을 투자해야만 한다. 부모이기 때문에….

학교는 부모다운 부모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학부모교육을 운영하면서 자녀를 위해 자신의 시간을 투자하려고 결심하는 부모를 적극 지원해 줄 모든 준비를 갖추고 있다. 학교에서 운영하는 학부모교육 프로그램 등에 참여하여 자녀와 소통하며 바르게 양육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것도 자녀에게 시간을 내어주는 방법 중의 하나이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부모가 가진 재능과 역량으로 다양한 기부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타인을 위해 나누며 베푸는 부모의 삶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자녀는 이러한 부모의 삶을 통해 스스로 배우고 익히며 행복한 삶을 살아낼 줄 아는 건강한 민주시민으로 자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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