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태극마크 꿈 익어가는 김진혁…대구FC 中 쿤밍 전훈 리포트

작년 수비수로 포지션 바꿔 4골, 안정된 수비력으로 올해도 주전

대구FC 수비수 김진혁이 골키퍼 조현우 뒤를 잇는 국가대표를 목표로 중국 쿤밍 전지훈련지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호준 기자
대구FC 수비수 김진혁이 골키퍼 조현우 뒤를 잇는 국가대표를 목표로 중국 쿤밍 전지훈련지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호준 기자

대구FC의 최고 스타는 자타공인, 골키퍼 조현우다. 뛰어난 기량과 매너를 앞세워 '국대(국가대표) 골키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조현우에 이어 대구FC에서 '국가대표'를 노려볼 수 있는 선수가 있다면 누가 있을까. 수비수 김진혁(25)을 그 후보 중 한 명으로 꼽는 사람들이 적잖다. 실제 이번 시즌 활약할 선수로 주목받고 있다.

김진혁의 프로 데뷔 초기는 그리 좋지 않았다. 대구FC가 K리그 2부리그인 챌린지에 있을 때인 2015년 공격수로 입단했다. 그러나 좀체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고, 그해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이듬해 실업축구팀인 미포조선으로 임대됐다.

지난해 대구FC로 복귀한 뒤에도 김진혁이 설 자리는 없어 보였다. 외국인 공격수들이 버티고 있는 공격 라인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전력 외 선수로 분류된 김진혁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그를 눈여겨보고 있던 조광래 대구FC 대표이사가 수비수로의 전환을 전격 제의한 것이다. '출전만 할 수 있다면'이라는 각오로 수비수 전환 제의를 받아들였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김진혁은 "그라운드, 경기에 나가야 축구 선수다. 공격수였을 땐 잘해야 5, 10분 정도 뛸 수 있었다. '내가 축구를 하고 있는 거 맞나'라는 생각도 했었다"며 "그러나 수비수로 전환 후 경기장에 있는 시간, 경기에 나가는 날이 많아졌고, 바꾸길 잘했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조광래 대표이사는 "수비수로 전환하지 않고 계속 공격수를 했다면 아마 출전 기회가 거의 없었을 것이다. 공격수를 한 만큼 키핑 능력이 있고 공격력도 있고 해서 수비수로도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전환을 권유했다"며 "젊고 재능이 있어 국가대표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제2의 이정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정수는 FC서울에 공격수로 입단했지만 수비수로 전환한 뒤 '골 넣는 수비수'로 이름을 날렸다. 조광래 대표이사는 "김진혁도 이정수처럼 헤딩력과 스피드가 장점이어서 이정수의 계보를 충분히 이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 김진혁은 수비수 전환 후 지난해 주전 수비수들의 부상 등의 공백을 틈타 경기에 나서기 시작했고, K리그에서 30경기 이상을 뛰었다. 리그 후반으로 갈수록 안정된 수비력을 선보여 일찌감치 올해 주전도 예약해놓은 상태다.

나아가 지난해 7월 강렬한 장거리포로 K리그 데뷔 첫 골을 터트리며 김진혁의 이름을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공격수 때도 못 넣은 골을 수비수로서 지난 한 해에만 중거리, 헤딩, 땅볼 가리지 않고 4골을 터트리는 활약을 펼쳤다.

김진혁은 "지난 시즌 처음엔 너무 멋모르고 덤볐다. 이후 경기가 거듭될수록 형들에게 배우고 경험하면서 보완해 조금씩 나아졌다"며 "전지훈련에서 더 배우고 노력해서 올 시즌엔 최소한 지난해보다는 잘해서 팬들이나 구단 관계자에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가대표에 대한 욕심도 조심스레 드러냈다. 김진혁은 "최종 목표는 태극마크다. 아직 부족한 게 많아 당장 욕심은 안 내지만, (수비수를) 늦게 시작한 만큼 배울 게 많으니 배우고 연구하다 보면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다"고 희망했다.

그는 "올 시즌 목표는 우선 최대한 많이 출전해 많이 배우고, 또 좋은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인정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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