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 석좌가 낙마한 자리인 주한미국 대사직 말고도 미국의 주요 대사직 수십 곳이 여전히 공백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물론 요르단과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동맹국의 주재 대사조차 자리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은 외교의 중추라 할 수 있는 대사직 수십 명을 비워두고 있는 상태다.
이날 기준으로 미국 주요 외교직 30여 곳은 내정자 지명조차 이뤄지지 않았고, 7곳은 인선은 마쳤지만 부임하지 못하고 인준을 기다리는 상태다.
국제기구와 지역 기구의 미국대사, 정부 내 외교 관련 주요 보직도 인선 작업을 마치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위기 상황을 강조하며 해결 의지를 다졌던 북한 문제에 있어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대북 정책 관련 업무 가운데 주한미국 대사뿐만 아니라 국무부의 군축'국제안보담당 차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내정은 됐지만 아직 상원 인준을 마치지 못해 공석으로 남아있다.
국무부 전체로 보면 차관 6석 중 2석 역시 내정자를 기다리고 있고, 2곳은 지명자는 나왔지만 인준이 끝나지 않았다. 차관보 24석도 대부분 공석이거나 대행이 업무를 대신하고 있다.
대행 체제가 마냥 유지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미 연방법에 따르면 정부 고위직 권한대행은 최장 300일까지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지는 370일이 넘었고, 국무부 내 대행 체제 기간도 그 한계에 다다르고 있어 대통령의 인선 작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후보자 지명 후 가장 긴 인준 과정을 통과하고 있는 인물은 주싱가포르 대사로 임명된 캐슬린 맥팔런드 전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이다. 지난해 4월 주싱가포르 대사직을 받아들여 NSC를 떠났지만,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 내통 의혹에 개입한 전력으로 인해 험난한 의회 인준 과정을 거치고 있다.
여기에 존 필리 주파나마 대사 등 대사직 여러 명이 수개월 내에 추가로 퇴임할 계획이어서 인선 대기 목록은 더 길어질 전망이다. 필리 대사는 트럼프 행정부와 견해차를 이유로 3월 9일까지만 근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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