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자석 같은 사랑

우리는 대개 그와 다름을 이해하지 않고, 다름으로 인해 다투거나 같지 않아 불편해한다. 성격이 달라서 살 수 없다는 부부도 있고, 가끔은 다르기 때문에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는 사람도 있었다. 어느 날, 자석을 만지다가 문득 자석의 성질을 알고, 서로 다른 현상이 더욱 감미로운 사랑이 될 것이란 생각이 번갯불처럼 스쳐 지나갔다. 오히려 같은 극끼리는 밀어내고 다른 극끼리 붙는 자석을 보며 달라서 싫다는 말이 어불성설처럼 들렸던 것이다. 이 세상엔 나와 같은 사람을 찾을 수 없고, 나의 모든 것을 다 받아주는 사람도 없다. 나 또한 남의 모든 것을 다 받아주지 못한다. 사람들이 자석처럼 서로 다름을 끌어당기는 힘을 가진다면 어떨까.

선거 때가 되면 상대를 끌어내리는데 총력전을 벌이는 것을 많이 봤다. 내 생각이긴 하지만 일등 아닌 이등에게 당선의 영광을 준다면 서로를 인정하는 좋은 말들을 해주고, 상대가 나보다 훌륭하다고 칭찬하는 선거문화가 될 것 같다. 민주주의의 장점인 선거는 한 표라도 더 받아내면 승리의 월계관을 쓴다. 대표가 되면 반대자들을 껴안으려 하나 그들은 절대로 당겨 오지 않았고, 반대자들은 대표를 찾아가 다가가려 하면 잘 품어 주질 않았다. 언제나 한편에만 있어 주어야 하는 의리라는 것은 잘하든 못하든 일방통행으로 가고 마는 참 알 수 없는 영역이었다. 결국 민주주의의 한 단점도 되어 버린 선거를 보고 추대로 점수를 매겨 대표를 정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지만 영악한 무리에 또 적잖은 잡음이 일어날 것이 분명하여 혼자 답을 내어본다고 시간만 보내고 말았다.

이 극과 저 극이 달라도 끌어주고 당겨주는 자석 같은 사랑이 몹시 그리운 세상이다. 그 옛날에는 중매로 얼굴도 모르고 하룻밤에 부부가 된 사람들도 자식 낳고 살아내지 않았던가. 다 좋아서 산 것은 아니었을 것이며 그 속에서 가장 현명한 선택과 방법을 찾았던 것이리라. 맞지 않으면 맞추려 했고 멀리 가려 하면 당기면서 애써 한울타리를 보듬어낸 집안은 화목하였다. 불만이 가득하여 스스로 화를 참지 못해 도망쳐 나온 사람의 끝은 집안이 복잡 미묘하게 돌아갔다. 작금의 시대에 옛 방식을 들먹이는 것이 자못 당혹스러울 수 있겠으나 현재에서 타당성을 찾아가는 방법은 그다지 다르지 않다고 본다.

그와 다르다면 그와 다름을 이해하기 위한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연구하는 동안 어느새 더욱 돈독한 사이가 된 것에 놀라워할 것이다. 지금의 내 선상에서 다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자석처럼 끌어당기는 사랑으로 함께 살아가는 세상살이가 되었으면 한다.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많이 품어주는 세상은 온기가 가득할 것이다. 자석은 쇠붙이에 불과했고 차가운 감촉이었지만 그 안에 뜨거운 사랑이 숨어 있어 잡은 손이 후끈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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