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골 공립고의 반란…군위고 3년 연속 서울대 합격생 배출

학교 전체 학생수 301명에 불과

김영만(군위군수
김영만(군위군수'오른쪽) 군위군교육발전위원회 이사장과 조건호(왼쪽) 군위고 교장이 서울대에 합격한 남화정(왼쪽 두 번째) 양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군위군 제공

서울 주요대 등 4년제 진학 77%

신흥 명문고 그룹 반열에 올라

군위고등학교(교장 조건호)가 3년 연속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 시골 공립고등학교의 반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군위고는 올해 남화정이 서울대 영어교육과에 합격했고, 2017년에는 박소영이 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에, 2016년은 고종빈'김소영 등 2명이 각각 서울대 산림과학부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에 합격했다.

군위고는 앞서 2010~2012년에도 3년 연속 서울대에 각 1명이 합격한 사례가 있었다.

대구경북 일각에서 '서울대 합격이 뭐 큰 대수' 라고 반문하면 할 말이 없지만, 군위군의 사정은 이와 크게 다르다. 인구 특히 학생 수 감소로 '지방 소멸' 위기감에 직면해 있는 터라 단순한 서울대 등 명문대생 배출 이상의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18년 1월 말 현재 군위군의 인구는 2만4천여 명으로 경북에서는 울릉, 영양에 이어 세 번째로 인구가 적은 농촌 지역이다.

군위 경우 초고령화사회로 진입한 것은 이미 오래 전의 일이고, 학생 수 또한 매년 감소하는 추세여서 절박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실제로 2018년 1월 현재 군위에는 초등학교 7개(학생 수 483명), 중학교 4개(255명), 고등학교 2개(368명)가 있다. 이 중 학생수 301명으로 '군위군을 대표하는 군위고의 미래는 곧 군위군의 미래' 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지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

최근 수년 전부터 군위고가 대구경북의 신흥 명문고 그룹에 이름을 올린 것은 서울대 합격생만을 배출해서 얻은 것은 결코 아니다. 올해 입시 결과를 보면 서울대 외에도 연세대와 한양대, 경희대 등 수도권 대학과 경북대와 금오공대, 부산대, 충남대, 전남대 등 지방 국립대와 더불어 영남대 등 4년제 대학 진학률이 무려 77%에 이르고 있다. 이와 같이 시골 공립학교인 군위고가 대구경북에서 신흥 명문고 그룹 반열에 오른 이면에는 군위군과 (사)군위군교육발전위원회(이사장 김영만 군위군수)가 우수 인재 육성을 위해 사활을 걸고 노력한 것이 적잖게 작용했다는 평가이다. 특별전형이 있다고 모든 농어촌 고등학교가 서울대생을 배출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군위고는 학생들의 수준별 맞춤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논술 및 자기소개서를 위한 토론식 수업을 진행했다. 지역사회도 학교 및 학생 지원에 파격적으로 나섰다. 지금까지 주민과 출향인 등이 277억원의 교육발전기금을 조성해 매년 10억여원을 장학금, 학교 운영비 등으로 지원하고 있다.

김영만 군위군수는 "군위군의 입장에서 보면, 군위고가 3년 연속 서울대에 합격생을 배출한 것은 혁명적 사건이나 다름없다. 학교가 무너지면 지역사회 전체가 무너질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지원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