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 폐기물처리 입찰규정 까다로워…신규업체 진입 어렵다

업계 "폐기물 처리 입찰, 무늬만 경쟁"

대구시내 폐기물 처리 용역업체 선정 과정이 '무늬만 경쟁입찰'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다른 업종에 비해 과거 관급 용역 이력에 부과하는 가산점이 월등히 높은데다 구'군마다 경력 인정 기준도 제각각이어서 기존 업체에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구 한 폐기물 처리업체는 최근 달성군의 재활용품 용역업체 선정 입찰에 참여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달성군이 적격심사 기준 가운데 '용역 수행능력(경력)'을 지자체 사업 수주 경력만 인정한 탓이었다. 이 경우 지자체 용역 수행 경험이 없는 신규 업체는 입찰해도 최소 낙찰 기준인 85점에 못 미친다. 이곳 업체 대표는 "아예 낙찰 자체가 불가능한데 어디서 경력을 쌓을 수 있겠느냐"며 "기존에 관급 용역 경력이 있는 업체만 참여할 수 있는 구조"라고 비난했다.

신규 업체들은 대구시의 폐기물 처리 용역 적격심사 기준이 유독 까다롭다고 지적한다. 대구의 적격심사 기준에는 '최근 5년간 동일용역 이행 실적'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가령 3억2천만원 이상 규모 폐기물 처리 용역에 참여한 적이 있는 업체는 경력에 따라 최대 17점의 가점을 받을 수 있다. 이는 낙찰 자격 최소 점수인 85점(100점 만점)의 20%나 차지한다. 반면 관급 용역 경험이 없는 업체는 나머지 항목에서 만점을 받아도 최대 83점만 받을 수 있다. 관급 용역 경험이 없다면 사실상 시장 참여가 불가능한 셈이다.

이는 다른 업종의 적격심사 기준과도 차이가 난다. 생활폐기물 처리 용역의 경우 이행 실적이 없는 신규 업체도 최대 19점까지 가점을 받을 수 있고, 단순노무 일반 용역도 동일 용역 이행 실적 비중이 7점(35점 만점)으로 낮은 편이어서 신규 업체 진입이 가능하다. 건설폐기물 처리 용역도 민간용역 수행 증빙 자료를 제출하면 실적을 인정받을 수 있다.

폐기물 처리업종의 경력 인정 기준을 구'군별 담당자의 재량에 맡긴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대구시 8개 구'군이 제각각 다른 기준을 적용한 탓에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가령 북구는 민간용역 경력의 50%를 실적 점수로 인정하지만 달성군은 관급 경력만 인정한다. 대구시는 폐기물 처리 업무의 안정성 확보 방편이라는 입장이다. 폐기물 처리는 사소한 실수도 환경오염으로 이어질 수 있고, 충분한 경험이 쌓인 업체가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계약 담당자는 구'군별 상황에 맞게 일부 심사 기준을 달리 적용할 수는 있다"면서 "일반용역 적격심사 기준 선정이 과도기에 있다고 본다. 불합리한 점은 차츰 바꿔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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