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암뉴타운 신암1구역, 재개발 수주전 과열…승합차로 투표장 모시기

모아건설·코오롱·포스코 등 사전 투표 전 거리·전화 홍보

대구 신암뉴타운 신암1구역 재개발을 수주하려는 시공사들이 재개발지역 주변에 홍보 현수막을 붙인 채 치열한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5일 오후 시공사들이 내건 홍보 현수막.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대구 신암뉴타운 신암1구역 재개발을 수주하려는 시공사들이 재개발지역 주변에 홍보 현수막을 붙인 채 치열한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5일 오후 시공사들이 내건 홍보 현수막.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재개발이 진행 중인 신암뉴타운 신암1구역의 시공사 선정을 둘러싸고 수주전이 과열되고 있다. 일부 시공사는 조합원들에게 설명회를 빙자해 식사나 선물을 제공한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정비사업조합 측은 시공사들에 지나친 홍보전을 벌이지 않도록 주의를 주고 있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 3일 대구 동구 신암동 신암1재정비촉진구역(신암1구역) 정비사업조합 사무실.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원 사전 투표를 앞두고 수주 경쟁에 뛰어든 시공사 홍보요원들이 홍보전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신암1구역에는 현재 모아건설, 코오롱글로벌, 포스코사업단(포스코'호반건설 컨소시엄) 등 3개사가 수주에 나선 상태. 시공사 홍보요원들은 집회 신고를 내고 건물 입구에서 시공사 이름을 외쳤다. 홍보요원들은 투표를 마치고 나온 조합원들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마음에 두신 곳은 있으십니까"라고 말을 붙였다. 서둘러 자리를 옮기는 조합원들에게 "소중한 한 표 행사하셨느냐"는 전화도 잇따랐다. 한 조합원은 "이런 전화가 하루에도 몇 번씩 걸려온다"며 혀를 내둘렀다.

투표장까지 조합원을 태우고 가려는 '승합차 전쟁'도 벌어졌다. 이날 오전 9시 30분쯤부터 신암1구역 골목마다 승합차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시공사가 조합원을 투표장까지 태워가며 마지막 홍보활동을 하기 위해 배치한 차량들이었다.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조합 이사 이모(62) 씨는 "불미스러운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주민들에게 직접 걸어가라고 독려했지만 모든 차량을 막을 수는 없었다. 골목마다 승합차가 깔리지 않은 곳이 없었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시공사 측이 조합원들에게 식사와 선물을 대접했다는 소문도 돌았다. 한 주민은 "친한 조합원이 인근 호텔에서 시공사가 제공하는 식사를 했다고 들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해당 시공사 관계자는 "전혀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부인했다.

이날 진행된 사전투표에서는 신암1구역 518가구 중 431가구가 참여해 83%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사전투표가 아닌 사실상 본투표였던 셈이다. 신암1구역은 3천억원이 투입돼 1천600여 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구지부 관계자는 "수주 물량이 적은 대구에서 3천억원대 규모의 재개발은 매우 큰 공사"라며 "대구신세계가 들어선 후 상권이 확대되고 있고, 도시철도와 공항이 가까운 '더블 역세권'이라 수주전이 더욱 치열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신암뉴타운 1구역 시공사는 7일 엑스코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릴 정기 총회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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