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약·비전 알기 쉽게 진화하는 선거 캠프

이상식, 대형 피규어·웹툰으로 채워…이재만, 아파트 견본주택식 사무실

'대형 건담 피규어(장난감 모형) 만나고, 갤러리에서 그림과 음악도 감상하고….'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 캠프가 진화하고 있다. 대구 정치 풍토가 다당 체제로 바뀌고 당내 경선이 치열해지면서 과거 사람만 북적이던 '복덕방 선거사무실'에서 탈피, 테마가 있는 공간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상식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은 중구 삼덕동 한 빌딩에 꾸릴 선거사무실 곳곳을 대형 피규어와 웹툰으로 채운다. 또 한쪽 벽면을 활용, 클래식음악을 들으며 좋은 그림까지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로 꾸민다. 이 전 실장은 "콘셉트를 제4차 산업혁명과 문화예술의 접목으로 잡고, 젊고 창의적인 후보 이미지를 극대화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공식 출마선언만 하지 않았을 뿐 대구시장 후보군인 이재만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아파트 견본주택을 방불케 하는 선거사무실을 중구 반월당역 인근에 선보일 예정이다. 주택홍보관처럼 누구나 방문하기 편하게 건물 1층에다 차렸으며 이름도 아예 '이재만 대구시장 후보 홍보관'으로 정했다. 그는 당초 이 지역 한 건물 8층에다 캠프를 차리려다 선거전이 가열되면서 방향을 틀었다는 후문이다.

역시 한국당 대구시장 후보군인 이진훈 대구 수성구청장은 선거 캠프 콘셉트를 '대안과 비전'으로 정하고 디자인했다. 정치 이슈를 앞세우거나 감성에 호소하는 선거가 돼서는 안 된다는 판단 아래 캠프 기능을 알찬 정책을 알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내부 디자인도 후보자 사진과 홍보문구로 도배하는 '치적 홍보관'을 지양하고,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프리(pre) 정책실'로 운영하는 등 정책'비전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형태로 꾸민다. 이 청장은 12일 퇴임식을 갖고 13일 예비후보 등록과 함께 중구 남산동 선거 캠프를 공식 운영한다.

이 밖에 한국당 수성구청장 예비후보로 나서는 오철환 대구시의원은 주민과 상호 소통할 수 있게 사무실 내부 칸막이를 모두 없애고 '주민 자유게시판'을 설치할 계획이다. 달서구청장에 도전하는 김재관 대구시의원은 자녀 4명을 둔 다둥이 아빠답게 저출산 문제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큼지막한 가족사진을 캠프에 내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후보마다 자신의 공약과 정책'비전을 쉽게 알릴 수 있는 선거사무실을 꾸리려고 묘안을 짜내고 있다"며 "다당제가 낳은 또 다른 진풍경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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