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여정 방남] 김여정, 언론 공개 환담서 말 한마디도 않아

말 아끼고 미소만 머금어…첫 방남 백두혈통 의식한 듯…삼엄한 경호 김여정에 집중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9일 오후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위해 강원도 평창 진부역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9일 오후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위해 강원도 평창 진부역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고위급대표단이 9일 우리 국민들은 물론, 세계인들의 주목을 이끌어내며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우리나라로 들어왔다.

김 제1부부장은 이날 오후 1시 46분쯤 북한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과 공항에 내렸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남관표 청와대 안보실 2차장이 게이트를 통해 북측 대표단과 함께 나왔다.

3명의 북측 기자들을 앞세우고 김 상임위원장과 남 차장이 모습을 드러냈고 그 뒤를 김 제1부부장이 따랐다.

북한 대표단을 기다리던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환영합니다"라고 인사하자 김 상임위원장은 "고맙습니다"라고 화답했다.

김 제1부부장도 대기하던 남측 인사들을 향해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김 제1부부장 등은 조 장관의 안내를 받아 공항 내 의전실로 이동했다. 북한 대표단 단장인 김 상임위원장의 뒤를 따른 김 제1부부장은 소매와 칼라에 모피로 포인트를 준 검정 코트를 입고 있었다. 김 제1부부장은 자신이 남한 땅을 처음 밟은 '백두혈통'의 일원이라는 시선을 의식한 듯 시종일관 많은 말을 삼간 채 미소를 머금었다.

의전실로 입장한 김 상임위원장과 김 제1부부장은 조 장관, 천 차관, 남 차장의 맞은편에 섰다.

김 상임위원장은 "여기서 기다립니까"라고 물었고, 조 장관은 "5분 정도 계시면 될 것 같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김 상임위원장이 김 제1부부장에게 상석을 가리키며 앉으라고 권했으나 김 제1부부장은 웃으면서 상석 옆자리에 앉겠다고 했다. 조 장관의 반대편에는 김 상임위원장이 앉았고 김 제1부부장은 김 상임위원장의 오른편에 앉았다.

김 상임위원장은 웃으면서 "그림만 봐도 누가 남측 인사고 누가 북측에서 온 손님인가 하는 것을 잘 알겠구만"이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김 상임위원장이 "지금 대기 온도가 몇 도나 되나"라고 묻자 현장 관계자가 15℃임을 알려줬고 조 장관은 "많이 풀렸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조 장관의 말을 받아 "평양 기온하고 별반 차이 없네"라고 말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바깥의 온도를 물어본 것이었지만 현장 관계자는 실내 온도를 답해 양측 소통에 실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며칠 전까지도 꽤 추웠는데 북측에서 귀한 손님이 오신다고 하니 날씨도 그에 맞춰 따뜻하게 변한 것 같습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상임위원장은 "예전에 우리가 동양예의지국으로 알려진 그런 나라였는데 이것도 우리 민족의 긍지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라고 화답했다. 언론에 공개된 환담 시간에 김 제1부부장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20여 분간 환담을 마친 조 장관과 김 상임위원장 등은 평창으로 가는 KTX를 타러 인천국제공항역사로 향했다. 북한 대표단의 주변으로는 머리를 짧게 깎은 북측 경호요원들이 삼엄한 경호태세를 유지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당시 황병서(당시 군 총정치국장), 최룡해(당시 국가체육지도위원장), 김양건(당시 당 통일전선부장) 등 '실세' 3인방이 방남했을 때와도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경호가 삼엄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도 함께 에스컬레이터로 이동하는 와중에 경호는 특히 김 상임위원장과 김 제1부부장에게 집중됐다. 앞뒤로 늘어선 경호요원 한가운데 자리 잡은 김 제1부부장은 때때로 고개를 돌려 주변을 둘러보기도 했다. 북한 대표단은 오후 2시 35분쯤 KTX에 올라타 평창으로 향했다.

북한 고위급대표단은 10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문 대통령 주최 오찬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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