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새벽 경북 포항에서 규모 4.6 지진이 발생하자 많은 시민이 잠에서 깨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일부 시민은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집을 나와 바깥 공터나 세워둔 차에서 머물렀다.
포항시 북구 장성동 한 아파트 9층에 사는 전모(39·여)씨는 "자는데 '쾅' 소리가 나고 심하게 건물이 흔들렸다"며 "작년 규모 5.4 지진 공포가 겹쳐 놀란 마음에 아무 외투와 휴대폰을 들고 현관문으로 달려나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다른 층 아파트 계단 쪽에도 사람들이 나왔는지 꽤 웅성거렸고 주차장이나 바깥으로 나가는 사람도 있었다"며 "몇 분 지나 규모 4.6이라는 재난안전 문자를받고는 작년보다 심각하지 않은가 싶어 집에 들어가긴 했지만 더는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고 했다.
남구 대이동 아파트 7층에 사는 40대 시민은 "지진이 나자 두 아이가 깨서 울었다"며 "평소 아기 분유 등이 든 비상 가방을 꾸려 두고 있는데 그 가방을 들고 가족이 모두 집을 나와 차를 타고 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말고도 주차장으로 나온 다른 사람이 있었다"며 "차를 타고 주위를 돌며 아이들이 진정하도록 하고 다시 귀가했다"고 덧붙였다.
지진이 났을 때 포항 시내 도로에는 일요일 새벽인데도 대피하러 이동하는 차들이 도로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는 빠져나가려는 차들이 엉켜 여기저기서 혼란을 빚기도 했다.
이번 여진은 경주 등 인근 주민도 불안에 떨게 했다.
경주시 용강동 아파트 3층에 사는 한 시민은 "자고 있는데 건물인지 침대인지 덜컹거리는 듯한 진동이 있었다"며 "곧바로 날라오는 재난문자도 없어 꿈을 꾼 건가헷갈리기도 했고 경주에서 또 지진이 난 게 아닌가 하고 몹시 불안했다"고 전했다.
포항시 한 관계자는 "다행히 이렇다 할 큰 피해 신고가 들어온 것이 없다"며 "부서별로 현장을 살피고 안전 등급이 낮은 건축물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는지 점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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