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튜브 조회수 1500만회, 피아노 연주 스타

'고쌤사랑피아노' 학원 고효정 원장

"연주회장(오프라인)에 조성진, 손열음이 있다면 유튜브(온라인)엔 '고쌤사랑피아노'가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피아노 연주' 검색어를 치면 첫 화면에 뜨는 이름이 있다. '고쌤사랑피아노'에 고효정 씨다.

피아노 개인 연주 부문에서 조회 수 1천500만 회를 기록하며 '유튜브계 강자'로 불린다. 까다로운 피아노 파트에서 3년 만에 세운 기록임을 감안하면 내공은 더 빛난다. 현재 고 씨의 직업은 피아노학원(고쌤사랑피아노, 남구 현충로 126) 원장. 대학 입시를 앞둔 수험생 레슨까지가 그녀의 활동 범위다.

고 원장이 유튜브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온라인에 공개돼 있는 음악들이 마음에 차지 않아서다. 그때부터 자신만의 곡 해석, 독보(讀譜) 방식으로 곡을 올리기 시작했다.

"첫 번째 곡이 '캐러비안의 해적 OST'였어요. 외국 악보를 구해서 나만의 연주법으로 올려 봤는데 조회 수가 폭발하기 시작한 거죠." 지금까지 '캐러비안의 해적 OST'는 조회 수 150만을 기록하고 있다. 연주 영상에 달린 댓글만 3천 개에 이른다.

구독자 4만7천 명으로 대구 1위이고 전국서도 톱 3안에 든다. 이렇게 온라인에 공개한 곡은 모두 311곡. 클래식, 뉴에이지, OST, 배경음악 BGM, 팝, 재즈까지 모든 장르를 망라한다.

온라인에서 유명세를 타면서 방송 출연이나 스카우트 제의도 잇따랐다. SBS '스타킹'에서 피아노 속주(速奏)코너에 섭외를 받았으나 프로그램이 폐지되면서 아쉽게 무대엔 서지 못했다.

구독자가 5만 명에 육박하다 보니 별의별 사연이 댓글에 등장한다. 연주 테크닉을 묻기도 하고 개인 신상(?)을 물어오는 남자 구독자들도 있다.

여러 사연 중 가슴 한쪽에 시린 기억으로 남은 독자도 있다. "암 투병 중인 한 아주머니가 월광 소나타를 MP3로 보내달라는 연락이 왔어요. 미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제 음악을 배경으로 영상편지(유언)를 보내고 싶다는 사연이었습니다. 얼마 후 고맙다는 인사가 왔고, 그 후로 그분의 댓글은 다시 올라오지 않았죠. 내 연주가 어떤 분의 마지막 길에 함께했다고 생각하니 제 작업이 소중하게 느껴지더군요."

온라인에서 고 원장은 스타 반열에 올라 있지만 그녀의 삶은 화려하지 않았다. 계명대 음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하고 까다롭기로 소문난 곽승 선생의 지휘 반주를 도맡을 정도로 재능을 인정받았지만 가정 형편상 대학원 진학, 유학을 포기해야 했다. 바로 대명동에 학원을 열고 레슨을 시작하며 '생계형 음악인'이 됐다. 무대의 꿈은 멀어져 갔지만 대신 온라인에서 새로운 장이 열리며 더 많은 대중과 소통할 수 있게 됐다.

유튜브에서 성공을 바탕으로 고 원장은 최근 새로운 꿈을 펼치고 있다. "올가을쯤 고쌤사랑피아노 구독자들을 위한 사은 연주회를 열까 해요. 티칭(Teaching) 연주회로 콘셉트를 잡아서 해설을 곁들이는 콘서트 형식입니다. 연주회가 끝나고 기회가 되면 대학원 진학을 할 겁니다. 생업 때문에 잠시 밀뤄 두었던 전문 연주자의 꿈을 다시 이어가야죠."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