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MeToo' 운동 확산 속 지방선거 후보 검증 주장

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 성추행 사건 폭로로 촉발된 '#MeToo'(미투'나도 당했다) 운동이 확산되는 가운데 대구경북 여성단체들이 6'13 지방선거 후보들에 대한 성폭력, 성평등 검증을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해 대구 수성구의회에서 구의원 간 성추행 사건이 일어났고, 최윤희 전 경북도의원이 SNS를 통해 성추행 피해 사실을 털어놓는 등 지역 기초'광역의원들의 성추행 피해 폭로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과 대구여성의전화 등 지역 여성단체들은 지난 9일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월 13일 지방선거에서 성평등한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각 정당이 후보들의 성폭력'성평등과 관련한 철저한 검증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미투 운동을 통해 한국사회 어디에도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공간이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며 "검찰, 경찰, 국회의원, 정치인 등 공공의 영역에서도 지속되고 있는 여성 차별과 성폭력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정의당, 노동당, 민중당 등 지역 정치권도 참여했다. 지난해 9월 구의원 연수기간 중 자유한국당 소속 초선 의원인 A(60) 구의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털어놓은 더불어민주당 정애향(58) 수성구의원도 자리를 함께했다. 정 구의원은 "언론 인터뷰에 응했다는 이유로 '수성구의 명예를 떨어뜨린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수성구 명예를 떨어뜨린 사람은 피해자인 내가 아닌 가해자 A의원"이라며 "가해자는 죄책감 없이 돌아다니는데 피해자에게는 참으라고만 하는 수성구의회의 잘못된 행태와 시민들의 의식을 바꾸고자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여성단체들은 이날 회견에서 각 정당에 ▷성폭력'성추행'성차별적 문제를 용인하고 은폐한 이력이 있는 후보자를 출마시키지 말 것 ▷후보심사위원회에 성평등 후보 기준을 명확히 하고 이를 공개할 것 ▷지방선거 후보자들에게 성평등 정책을 내고 실현하도록 할 것 ▷성평등한 당을 위한 시스템 구축에 앞장설 것 등을 요구했다.

강혜숙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각 당은 성폭력 가해자나 성차별적 발언을 하는 후보는 처음부터 걸러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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