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로 방남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뜨겁다. 그가 청와대 방문 때 남긴 방명록 필체까지 화제가 될 만큼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국민 관심이 집중됐다.
김 제1부부장이 10일 청와대 방문 때 방명록에 남긴 독특한 서체는 큰 화제가 됐다. 그는 "평양과 서울이 우리 겨레의 마음속에서 더 가까워지고 통일번영의 미래가 앞당겨지기를 기대한다"고 적었다. 청와대는 그가 쓴 방명록 원본을 이날 오후 공개했고, 한때 포털사이트 뉴스검색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방명록에 수평 방향으로 또박또박 쓴 서체와 달리 김 제1부부장은 오른쪽 45도 방향으로 올라간 기울임체로 작성했다. 필적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김 제1부부장의 서체는 김일성이 과거 즐겨 썼던 이른바 '태양서체'를 연상시킨다. 김정은 위원장 역시 태양서체와 비슷한 기울임체로 지난해 9월 제6차 핵실험 단행을 지시한 바 있다.
북한은 김일성의 태양서체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백두산서체', 김정일 위원장의 어머니 김정숙의 '해발서체' 등을 이른바 '백두산 3대 장군의 명필체'라고 선전한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일성의 태양서체는 백두산으로부터 판문점, 동해지구 금강산으로부터 서해지구 묘향산에 이르기까지 곳곳의 기념비와 다리, 갑문, 천연바위에 새겨져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은 김 제1부부장의 행보를 소개하며 '북한의 이방카 트럼프가 한국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평가했다. 10일(현지시간) WP는 "북한의 '정치 공주'이자 '퍼스트 시스터'인 김여정이 예상과 달리 권력이나 부를 드러내지 않았다"며 단순한 옷차림과 화장기가 거의 없는 얼굴, 수수한 머리핀 장식 등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나이조차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수수께끼 같은 김여정은 방남 기간 내내 입을 다문 '모나리자 얼굴'로 사람들이 몰린 곳에서 단 한마디도 하지 않는 데 가까스로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CNN방송도 '김정은의 여동생이 올림픽에서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올림픽에 '외교 댄스' 부문이 있다면 김정은의 여동생이 금메달 후보"라고 보도했다. CNN은 이어 김여정을 '북한의 이방카'로 지칭하며 북한이 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할 예정인 이방카를 의식해 고도로 계산해 내놓은 대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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