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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무원 동계휴가 장려, 연가 100% 사용 분위기 조성", 직장인들 "민간에도 확산되길"

'워라밸'(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 Work and 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 황희진 기자

정부가 '워라밸'(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 Work and 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공무원들이 이번 겨울이 끝나기 전 휴가를 적극 써 줄 것을 권장했다. 지난달 '정부기관 근무혁신 종합대책'에서 밝힌 '동계휴가제' 도입의 준비 단계로 읽힌다.

◆정부 동계휴가제 시동, 2022년까지 연가 100% 사용 목표

16일 인사혁신처는 '공무원 동계휴가 권장'이라는 제목의 브리핑을 통해 "여름에 집중됐던 휴가 선택권을 넓혀 겨울에도 자율적으로 휴가를 가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인사혁신처는 "공무원 대부분 7~8월에 피서를 겸해 약 5일의 연가를 집중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2월 한달간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을 비롯해 이번 설 명절은 물론 자녀의 봄방학 등과 연계해 휴가를 내도록 권장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정부가 '정부기관 근무혁신 종합대책'에서 밝힌 '2022년까지 연가 100% 사용' 목표를 추진하는 차원이기도 하다. 연초부터 연가를 쓸 수 있어야 연말까지 연가를 소진할 수 있어서다. 2016년 중앙부처 공무원의 평균 연가 일수는 20.4일이었지만, 사용 일수는 절반인 10.3일에 불과했다.

인사혁신처는 "동계휴가는 교통, 숙식 등 휴가비용의 절감과 재충전을 통한 업무능률 향상 등 공무원 개인과 공직사회의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며 "내수 활성화는 물론 '일과 삶의 조화가 가능한 공직문화 조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부 워라밸 보장 움직임, 민간에도 확산되길

이와 관련, 직장인들은 "정부 방침이 일반 기업에도 확산되길 바란다. 공직사회와 민간의 온도차를 줄여달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직장인 박정현(40) 씨는 "회사에서는 연초는 물론 여름을 제외한 연중 내내 연가를 쓰기 힘든 분위기를 만들어놓고, 연말에 다다라서야 연가보상비 지급을 하기 싫어서인듯, 연가를 소진하라고 윽박지른다"며 "미리 계획을 못 짠 상황에서 연가를 쓰면 가족과 일정을 맞추기 힘들어 멀리 여행을 갈 수 없는 등 휴가 때 하고 싶었던 일을 하기 힘들다. 연가를 쓰지만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진행한 '2017 남은 연차휴가 관련설문'에 따르면 당시 직장인 응답자들이 사용한 평균 연가 일수는 7.13일, 남은 연가 일수는 7.11이었다. 평균 연가 일수가 15일인 것을 감안하면, 설문 당시 한 해가 두 달정도 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연가를 절반 밖에 쓰지 못한 상황이었던 것.

응답자들 중 38.3%만이 "휴가를 다 쓸 예정"이라고 답했고, 나머지 61.7%의 직장인들은 "그렇게는 못할 것 같다"라고 전망했다.

이 조사에서 연차소진이 어려운 이유 1위는 '업무과다로 쉴 수 없음'(31.3%)이 차지했다. 또한 '회사 전반적으로 연차를 모두 소진하는 분위기가 아니라서'와 '상사, 동료의 눈치가 보여서'가 똑같이(24.4%) 2위였다.

직장인 오유진(30) 씨는 "최저임금제도처럼 연가 사용에 대해서도 지금보다 강력한 제도가 필요하다. 요즘 젊은 직장인들은 급여만큼 휴식도 중요하게 여긴다"며 "그만큼 근로자도 만족하고 회사의 생산성도 높아질 것이다. 모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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