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베스트 브랜드, 베스트 기업] 파인메딕스

의사가 만든 내시경…30개 종합병원서 사용

파인메딕스 전성우 대표는 현직 의사로서 느낀 불편함을 개선한 내시경 시술기기를 개발해 회사를 설립했다. 파인메딕스의 올해 매출 목표액은 100억원이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파인메딕스 전성우 대표는 현직 의사로서 느낀 불편함을 개선한 내시경 시술기기를 개발해 회사를 설립했다. 파인메딕스의 올해 매출 목표액은 100억원이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현직 의사가 현장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활용해 직접 회사를 설립해 화제다. 내시경 시술기구를 생산하는 '파인메딕스' 전성우 대표 얘기다. 전 대표는 칠곡경북대병원에서 환자들을 만나는 현직 의사(소화기내과)다.

올해로 창업 10년째를 맞는 파인메딕스의 주요 생산 품목은 2, 3등급 내시경 시술기구다. 내시경 시술기구는 인체와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정도에 따라 1~4등급으로 나뉜다. 인체와 접촉이 많은 파인메딕스 생산품은 비교적 민감하고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셈이다.

기술력을 인정받은 파인메딕스는 빠르게 성장했다. 10명도 채 되지 않던 직원이 50여 명까지 늘었고 지난해는 매출 60억원을 돌파했다. 현재 파인메딕스는 경북대병원을 비롯해 서울아산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등 전국 30여 개 종합병원과 300여 개 로컬 병원에 내시경 시술기구를 납품하고 있다. 올림푸스(일본), 쿡 메디컬(미국) 등 외국 대형 제조사와의 경쟁에도 시장점유율 1, 2위를 놓치지 않을 만큼 성장했다.

현직 의사가 직접 창업을 하게 된 데는 시술하면서 생긴 작은 고민이 계기가 됐다. 내시경을 이용한 시술을 하던 중 관련 의료기기 대부분이 수입산이다 보니 실제 사용에 불편한 점이 많았다는 것. 전 대표는 "우리나라 의사들이 대부분 손기술이 좋은데 손에 익지 않은 외국산 의료기기를 사용하다 보니 불편한 점이 많았다.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국산 제품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며 "제품에 필요한 부분은 실제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의사가 가장 잘 안다. 우선 나부터 불편한 점이 개선된 제품을 쓰고 싶었던 것이 솔직한 창업 이유"라고 말했다.

의사로 일하며 사업까지 챙기는, 이른바 '투잡' 생활에 대한 주변의 우려도 적잖았다고 한다. 의사 일만 해도 환자를 돌보는 일 뿐만 아니라 학회활동까지 바쁜데 사업까지 챙기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시선이 적잖았다고. 하지만 전 대표는 오히려 현직 의사로 일하는 것이 사업에도 장점이 된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즉각적인 피드백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겸업은 오히려 장점이다. 현장 경험이 없는 개발자라면 제품을 만들고 의사를 섭외해 피드백을 받고 수정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그런 과정이 없어 효율적"이라며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회의를 위해 회사에 가고 나머지 시간은 병원에서 보낸다. 메일이나 전화가 있어 업무에는 큰 지장이 없다. 아무래도 두 가지 일을 하다 보니 시간을 쪼개 써야 한다는 생각은 항상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시장으로 진출해 기술력을 인정받고 싶다고 했다. 수출국을 현재 8개국에서 20개국까지 늘리고 장기적으로는 미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전 대표는 "5년 전부터 꾸준히 해외 전시회에 참여하며 인지도를 올렸고 올해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의료기기 시장이 미래의 먹을거리로 주목받으며 크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이제 세계를 공략하려 한다"며 "마케팅 측면에서 다소 부족했을 뿐 기술력에서는 외국의 대형 제조사에도 밀리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내시경 시술기구라고 하면 파인메딕스라는 이름이 가장 먼저 떠오르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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