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마늘처럼 진하다, 의성 시스터즈 알싸한 사투리

연일 인기몰이 女컬링 대표팀

18일 오후 강원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예선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 한국 대표팀 김은정이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오후 강원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예선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 한국 대표팀 김은정이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의성 딸들'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다름 아닌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연일 최고의 기량을 펼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 얘기다.

이들은 세계 강호를 잇달아 격파하며 예선 공동 1위에 오르는 등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경기력뿐 아니라 경기 중 나누는 대화 등 일거수일투족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온라인상에선 대표팀 선수들과 관련한 게시물들이 주요 화젯거리가 될 정도다.

여자 컬링 대표팀에서 막내인 김초희(22) 외에 주장(스킵)인 김은정(27), 김영미(26), 김경애(24), 김선영(24)은 모두 경북 의성에서 태어나 의성여고를 졸업한 '의성의 딸들'. 이들이 뛰는 한국 대표팀은 올림픽이 열리기 전까지 세계랭킹 8위였다. 애초 메달권에 들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으나 그 목표를 달성하기엔 상대들이 너무 강해 보였다.

하지만 이들은 세계 강호들을 연파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덩달아 인기도 상한가다. 온라인상에서 여자 대표팀이 '도장 깨기'를 하고 있다고 환호한다. '유명한 무술 도장을 찾아가 그곳의 유명한 강자들을 꺾는다'는 뜻에서 유래한 말인데, 현재 여자 대표팀의 활약이 꼭 그렇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도 컬링 불모지에서 정부의 특별한 지원 없이도 선전 중인 여자 대표팀에 대해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컬링 경기가 열리는 강릉컬링센터에는 정겨운 경상도 사투리가 난무한다. 의성의 마늘 맛처럼 진한 '경북 의성' 사투리다. 상황이 긴박하게 전개될수록 사투리는 더욱 진해진다. 방송 화면을 지켜보다 "야를 치가 야가 나가는 것도~"(이것을 쳐서 이것이 나가는 것도~), "야하고 야를~"(이것과 이것을~)이라는 대화가 들리면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특히 전략을 짜는 스킵 김은정은 여러모로 시선을 끈다. 안경 너머로 보이는 눈매는 날카롭고, 경기 중엔 좀처럼 표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실수에도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다. 팀을 이끄는 스킵답게 '카리스마'를 내뿜어 누리꾼들로부터 '멋있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사투리를 구사하는 것도 화제다. 스킵 역할을 맡아 작전을 짜고, 지시를 하느라 김은정의 목소리는 더욱 많이 들린다. 스톤이 손을 떠난 뒤 다급하게 "영미! 영미! 영미!"라며 친구 김영미를 부르며 다음 동작을 지시하는 모습에 누리꾼들은 서로 김은정에게 '영미'라 불리고 싶다고 아우성(?)이다. '영미'는 이미 온라인상에선 유행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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