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 소녀'들의 기세가 무섭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종목에서 의성 마늘처럼 작지만 매운맛을 보여주며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이들의 발 앞에 내로라하는 세계 강호들이 잇따라 무릎을 꿇었다. 올림픽 4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룬 이들이 어디까지 날아오를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은 주장(스킵)인 김은정(27)을 비롯해 김영미(26), 김경애(24), 김선영(24)까지 모두 경북 의성에서 나고 자랐다. 김은정과 김영미, 김경애와 김선영은 각각 친구 사이. 김영미와 김경애는 친자매다. 이들은 모두 의성여고 동문이기도 하다. 대표님 막내인 김초희(22)만 의정부 출신. 덕분에 이들은 찰떡 호흡을 자랑한다. 팀워크가 중요한 컬링에서 이는 큰 강점이다.
이번 대회에서 이들의 활약은 눈부시다. 한국 컬링 역사의 한 페이지도 새로 썼다. 애초 예선 통과도 장담할 수 없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는데 보기 좋게 예상을 뒤엎었다. 승승장구하며 참가국 가운데 가장 먼저 4강에 진출했다. 한국 컬링이 올림픽에서 4강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의 활약상은 다윗이 골리앗을 물리치는 모습을 연상케 할 정도다. 대회 전까지 한국의 세계랭킹은 8위. 올림픽 무대에 선 10개국 가운데 상대적으로 낮은 순위였다. 예선 초반 일본(6위)에 패하며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더 높이 뛰기 위해 움츠린 것이었다. 랭킹 1위 캐나다를 꺾으며 파란을 일으켰다.
돌풍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스위스(2위), 영국(4위)에 이어 예선 무패 행진 중이던 스웨덴(5위)마저 한국 앞에 무릎을 꿇었다. 미국(7위)까지 제압한 한국은 5연승을 질주,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 갈고닦은 솜씨로 컬링 강국들을 연파하는 모습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화제를 뿌리고 있다.
20일 한국은 강릉컬링센터에서 미국을 9대6으로 눌렀다. 초반에 주도권을 빼앗기는 등 4엔드까지 2대3으로 뒤졌으나 5엔드에서 승부를 뒤집었다. 스킵 김은정이 한국 스톤 3개에 둘러싸여 있던 미국 스톤을 쳐내는 샷을 성공, 4점을 얻은 게 결정타였다. 이후 한국은 미국의 막판 추격을 뿌리치며 단단한 수비로 압박, 10엔드 도중 백기를 받아냈다.
한편 남자 컬링 대표팀은 이날 스위스와 접전 끝에 8대7로 승리, 예선 전적 3승 5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4강 진출은 무산됐다. 이미 5승 이상 거둔 팀이 스웨덴, 스위스, 영국, 캐나다 등 4개 팀이어서 21일 예선 마지막 경기인 일본전에서 승리해도 이들을 뛰어넘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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