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이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만나기로 합의했지만 북한이 막판에 이를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만남이 남북 정상회담 전제조건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북미 대화의 좌절은 남북 대화가 성사될 수 있는 여건 조성을 더 늦출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에 따르면 북미 간 회담 논의는 북측 제의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북측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방한 기간 그와 만나길 원했고, 한국 정부 중재로 회담이 성사됐다는 것이다. 지난 10일 오후 청와대에서 이뤄질 예정이던 회담에는 미국 측에서 펜스 부통령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표'닉 아이어스 부통령 비서실장이, 북측에서는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북한이 2시간 전에 취소 통보를 해오면서 무산됐다는 게 보도 요지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현재까지 어떤 반응도 내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국 언론은 북한이 막판에 회담을 취소한 이유를 펜스 부통령의 방한 행보와 연결 짓고 있다. WP는 펜스 부통령이 9일 천안함 기념관을 방문하고, 북한에 대한 새로운 제재 전개 등 압박 캠페인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가 나온 시점에 회담이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평창올림픽 참가를 통해 제재 이완을 노리는 것으로 보이는 북한 입장에선 강경한 태도의 펜스 부통령을 만나봤자 득이 될 게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 "(펜스 부통령은) 이 만남을 북한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강조할 기회로 삼으려 했으나 북한이 이 기회를 잡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펜스 부통령의 강경한 대북 입장은 방한 이전부터 명확하게 알려졌었다는 점에서 북한이 회담할 생각이 없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펜스 부통령이 9일 평창올림픽 리셉션에서 김영남 위원장과 동석하지 않은 것은 물론 악수도 하지 않은 상황을 떠올리면 다음 날 두 사람의 만남이 예정돼 있었다고 상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조영삼 북한 외무성 국장은 지난 8일 북측 대표단과 펜스 부통령 접촉 문제와 관련, "명백히 말하건대 우리는 남조선 방문 기간 미국 측과 만날 의향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21일 국회 운영위에 참석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에 대해 "저희가 확인해 드릴 수 있는 사안이 없다"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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