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오페라 전문 연주
오페라 축제 10년 숨은 공신
수익금 단원 인건비도 못 돼
10년째 '참아보자' 희망고문
'대구국제오페라 오케스트라'(이하 디오)에는 국내 최초, 한국 유일의 오페라 전문 오케스트라라는 화려한 수식어가 붙는다.
오페라 레퍼토리만 30여 곡이 넘고, 웬만한 교향곡, 앙상블까지 합치면 연주목록은 300곡이 넘는다. 단원들 상당수가 20~40대 해외 유학파들로 구성돼 있고 음악 열정도 어느 연주단체 못지않다. 중국인 마에스트로 리 신차오가 극찬했다는 연주 실력까지. 외관상 디오의 스펙은 화려하다.
박은지 악장과 인터뷰. 그녀의 입에서 새해 분홍빛 스케줄이나 새로운 구상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그녀는 한 달 한 달 '연명'을 걱정해야하는 '생계형' 음악인의 한숨을 뱉어냈다.
-우선, 디오의 창립 배경에 대해 설명해 달라.
▶2003년에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열리면서 지역에서 전문 오케스트라 수요가 갑자기 늘었다. 당시 난 포항시향 악장을 맡고 있었는데, 미련 없이 사표를 내고 대구에서 오케스트라를 구성했다. 20~40대 해외 유학파들을 중심으로 단원을 꾸렸다. 젊고 역량 있는 연주자들이 몰리면서 지휘자들 사이에서 연주 퀄리티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반 오케스트라와 오페라 오케스트라는 어떻게 다른가?
▶일반 오케스트라는 특정 곡을 열심히 연습해서 완성도를 높여 무대에 올린다. 그러나 오페라 오케스트라는 극의 흐름과 성악가의 노래, 연기에 맞춰 연주를 해야 한다. 적어도 오페라 가수, 배우들과 열 번 이상 리허설을 해야 호흡을 맞출 수 있다. 게다가 오페라는 무대 위에서 수시로 돌발 상황이 발생한다.(배우가 한 소절을 빼먹는다든지) 그럴 땐 지휘자와 재빨리 호흡을 맞춰 그 위기를 넘겨야 한다.
-50인조 오케스트라를 꾸려가려면 돈이 많이 들텐데?
▶현재 디오의 수익금은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받는 연습비, 연주비가 대부분이고, 여기에 자체 공연 수입이 조금 된다. 이 돈을 모두 인건비로 지출해도 단원들의 최저 생계비에도 못 미친다.
-대충 계산해도 단원들 급여가 일용직 수준에도 못 미친다. 재정난을 타계할 방법이 있나?
▶현재 디오는 대구오페라하우스 상주단체로 되어 있다. 디오를 전속 단체로 편입시켜 대구시향과 같은 체제로 운영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대구오페라하우스와 대구시를 상대로 몇년 째 협의를 하고 있지만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지난 10년간 디오가 없었더라면 대구오페라축제의 원만한 진행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대구시나 단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얼마 전 한 단원이 '악장님, 제 월급이 10년 만에 10만원이 올랐어요' 라며 씁쓸히 웃었다. 단원들에게 조금만 더 참아보자고 '희망고문'을 10년째 하고 있다. 이제 한계 상황에 다다른 느낌이다. 지금 연습비, 연주비로는 더 이상 오케스트라를 지탱하기 힘들다. 대구시와 지역 사회가 이젠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모든 단원은 아니더라도 일부 단원들만이라도 최저 생계비, 4대 보험은 해결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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