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식당·효리네 민박 시청률 대박
출연자 있는 모습 그대로 보여줘
자연스러운 웃음·소소한 재미 부각
국내 첫 낚시 버라이어티 도시어부
실제 교도소 배경 예능 프로그램도
시청자 호기심·대리만족 충족해줘
예능 프로그램의 영역이 한층 더 넓어졌다. 비전문 방송인까지 투입해 출연자들의 자격 기준을 완화한 건 이미 오래전의 일. 웃음 유발에 집중하기보다 소소한 내용을 보여주며 자잘한 재미를 끌어내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리얼리티 예능이 주를 이루면서 소재의 폭도 확장됐다. tvN '삼시세끼' '윤식당', JTBC '효리네 민박' '비긴어게인' '한끼줍쇼' 등의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예다. 실제 출연자의 집을 민박집으로 만들어 일반인과 함께 호흡하고, 또 먼 나라로 건너가 연예인들이 직접 식당을 운영하며 현지에서 살아보는 과정을 보여주기도 한다. 최근에는 채널A가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를 내놓고 '리얼리티 힐링 예능' 트렌드를 이어가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의 카메라가 고기 낚는 연예인들의 모습을 비추는, 예능계에서는 없었던 시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새로운 소재를 찾던 예능 제작진들의 시선은 심지어 교도소까지 배제하지 않았다. 가상 교도소 생활을 보여주는 JTBC '착하게 살자'가 그 결과물이다.
#'윤식당' '효리네 민박', 시즌2도 큰 인기=나영석 PD가 tvN으로 이적 후 만든 '삼시세끼' '꽃보다 할배' 시리즈는 기존의 예능 트렌드를 뒤집어버린 획기적인 기획이었다. MBC '무한도전', 또 나영석 PD가 KBS 재직 시절 연출했던 '1박2일' 등의 기존 리얼 예능 프로그램이 연예인들에게 미션을 던져가며 웃음을 끌어내는 형식이었던 것과 달리 '삼시세끼'와 '꽃보다 할배'는 조미료를 거의 가미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맛을 만들어내는 데 집중했다. 그저 하루 세끼를 직접 만들어 먹는 과정을 보여주는가 하면 팔순이 넘은 원로 배우들의 해외 배낭여행을 담아내기도 했다. 폭소를 위한 장치는 최소화했고 가능한 한 출연자들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담아낸 뒤 편집을 통해 캐릭터와 내러티브를 만들어내는 형식이었다. 소재와 캐스팅뿐 아니라 제작 방식에 있어서도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참신한 프로그램으로 평가할 만하다. 이 기획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캐스팅의 기준이 바뀌고 리얼 예능 프로그램의 트렌드도 '자연스러운 웃음과 소소한 재미를 담아낸 힐링 소재 예능'을 추구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그 흐름의 영향을 받아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예를 꼽아보라면 단연 '윤식당'이다. 역시 나영석 PD가 수장으로 나선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시즌1 방송 당시 14%(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대를 넘어서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달부터 방송을 시작한 시즌2 역시 놀라운 기록과 화제성으로 안방극장을 장악하고 있다. 첫 회부터 14%를 넘어서더니 5회에 이르러 16%대까지 치솟았다. 시즌1과 마찬가지로 원로 배우 윤여정이 직접 요리하고 배우 정유미가 주방 보조를, 나영석 PD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이서진이 식당 홀 운영 전반을 맡았다. 여기에 젊은 스타 박서준이 들어가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윤식당'에 이은 또 하나의 성공 케이스는 '효리네 민박'에서 나왔다. 지난해 시즌1 방송 당시 1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정상권을 유지한 프로그램이다. 제주도에 정착한 이효리-이상순 부부의 실제 자택을 세트장으로 활용하고 이들이 직접 일반인 민박객을 받아 함께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제주도의 멋진 풍경과 함께 도심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아가는 이들을 통해 시청자들로 하여금 대리 만족을 느끼게 만들어줬다.
#'도시어부', 최초 낚시 버라이어티로 눈길='윤식당'과 '효리네 민박' 등 높은 관심과 기록으로 정상급의 인기를 얻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들 사이에 '한끼줍쇼'처럼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는 작품도 있다. 매 회 동네 한 곳을 지정해 이경규와 강호동이 게스트와 함께 일반인들의 집 초인종을 누르고 함께 저녁식사를 하며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는 콘셉트다. 다짜고짜 초인종을 눌러 방송 출연 및 저녁식사 제공 의사를 묻는 방식이라 방송 초반에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방송이 시작된 후부터는 시선이 달라졌다. 인지도 따위 내려놓고 일반인들과 소통하기 위해 애를 쓰는 MC들과 스타급 게스트의 모습이 은근한 재미를 줬고, 선뜻 대문을 열고 저녁 식탁에 출연진과 제작진을 초대한 일반인들도 화면 안에서 어색하지 않게 어울렸다. 연예인들이 일반인들의 집에 들어가 그들의 삶을 엿보고 긍정적인 부분을 부각시키는 진행 방식이 호감으로 작용하면서 폭넓은 연령대 시청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었다. 평균적으로 5~6%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방송계에 특정 포맷이 유행하게 되면 여지없이 형식을 차용한 프로그램이 등장하곤 한다. '윤식당'과 '효리네 민박'을 합쳐놓은 듯한 느낌을 자아낸 tvN '달팽이 호텔', 그리고 tvN이 설 연휴 기간에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내놨던 '자리 있나요?'가 그 예다. 하지만, 두 프로그램 모두 기존 인기작을 이길 만한 장점을 알리지 못하고 미적지근한 반응을 얻는 데 그쳤다.
반면, 채널A가 상당히 오랜만에 내놓은 히트작 '도시어부'는 꽤 참신한 프로그램이라 평가할 만하다. 낚시 전문 채널을 제외하고 그동안 방송사 프라임 타임에 편성된 메인 예능 프로그램 중 낚시를 전면에 내세운 프로그램은 전무하다고 볼 수 있다. '삼시세끼' 등의 프로그램에서 출연자가 낚시하는 모습을 슬쩍 보여주는 정도의 비중이 전부였는데, '도시어부'는 과감하게 낚시를 프로그램의 주된 소재로 부각시켜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덕화와 이경규 등 낚시를 즐기는 연예인들을 캐스팅해 그들이 바다까지 나가 물고기를 낚아 올리는 과정을 찍어내고 있으며, 몇 가지 미션을 던지거나 게스트를 투입해 프로그램의 재미를 끌어올리기도 한다. 낚시 채널 못지않게 손맛의 짜릿함을 강조한다. 또 전문 지식을 알려주면서 예능의 재미를 끌어내는 데 집중해 이 분야 마니아들의 시선은 물론이고 대중의 기호까지 충족시킨다. 출연자들이 함께 낚시하고 활어회를 맛보며 즐겁게 어울리는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일종의 해방감을 전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착하게 살자', 교도소 향한 예능 카메라='착하게 살자'는 MBC '진짜 사나이'를 통해 군 소재 예능도 재미있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김민종 PD가 YG엔터테인먼트로 이적 후 선보인 첫 프로그램이며 현재 JTBC에서 방송되고 있다. 출연자들을 몰래카메라를 통해 범죄자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아넣고 이들이 구속돼 재판을 받고 실제 교도소까지 들어가 징역형을 살고 나오는 과정을 묘사한다. 교도소에 카메라를 들이댔다는 사실만으로 이 프로그램은 논쟁적인 요소를 다분히 안고 있다. 한편으로 예능 프로그램 소재의 확장 차원에서도 충분히 다양한 의견을 끌어낼 만한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은 기획 당시부터 상당히 부정적인 여론을 안고 첫 방송을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 정통 다큐멘터리가 아닌 예능이기 때문에 혹여나 범죄를 희화화하거나 또는 범죄자를 미화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 어린 시선이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방송이 나간 이후부터는 부정적인 여론이 상당 부분 수그러들었다. 실제 죄수들이 수감된 교도소에서 진행된 촬영이라 제작진이 각별히 신경을 기울여 출연자들의 신상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였고, 혹 발생할 수 있는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데에도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재판과 구속 과정 및 교도소 생활을 실감 나게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해소시켜 주는가 하면 현실과 프로그램의 콘셉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출연자들의 모습을 통해 잔재미까지 선사한다. 꽤나 성공적인 조율을 해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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