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군 과장, 도 국장, 부단체장 등 여러 부서에서 오랜 공직생활을 하면서 하나의 원칙을 세웠습니다. 일은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 조직이 하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더 중요합니다."
우병윤(60) 경상북도 경제부지사가 34년여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오는 27일 퇴임한다. 경북 청송 출신으로 능인중, 대륜고에 이어 경북대 임학과를 졸업한 그는 지난 1983년 제19회 기술고등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발을 내디뎠다. 이후 산림과장, 공보관, 비서실장, 환경해양산림국장, 정무실장 등 경북도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우 부지사는 강산이 세 번 바뀌는 세월 동안 공직을 천직(天職)으로 알고 달려왔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대통령 여덟 분을 모시며 한국사 격변기 속 공직자로서 나라와 경북 발전에 기여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수많은 고비가 있었지만, 선'후배 배려와 동료, 김관용 도지사님의 도움으로 극복했다. 그런 면에서 '행복한 사람이었다'고 말하고 싶다"며 소회를 밝혔다.
공직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노무현 정부 시절 혁신분권담당관으로 근무할 때를 꼽았다. 우 부지사는 "혁신과 분권, 균형발전과 공공기관 이전 등 국정 핵심 공약을 도에서 이행하는 중책을 맡았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이었다. 경북도 이전 공공기관 선정 문제를 두고는 중앙정부와 벼랑 끝까지 가는 줄다리기를 벌였다. 이전 인원 2천500명에 달하는 한국전력기술을 중심으로 나날이 발전하는 김천혁신도시를 보면 가슴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가장 큰 보람은 지난 1년간 경제부지사로 경북의 경제 사령탑을 맡으며 느꼈다고 했다. 우 부지사는 지난해 2월 취임식도 생략한 채 안동 바이오산업단지를 돌아보며 경북경제의 미래 초석을 놓는 데 힘썼다. 현장에서 발로 뛰며 기업 지원 시책을 발굴했고, '일자리 최우선'을 선언하며 민생도 챙겼다. 그 결과 고용률 62.1%(전국 평균 60.7%), 실업률 2.8%(전년 대비 0.4%p↓) 등 경제지표는 개선됐고, 청년실업률은 9.4%(전년 대비 0.9%p↓)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우 부지사는 "시'군은 민원의 접점이고, 도는 5년, 10년 후를 바라보고 미래를 위한 방향과 전략을 짜는 곳이다. 신도청 시대, 새로운 경북을 위해 부서마다 기획통을 키워 이 일에 집중해야 한다. 주민 없는 행정은 없다. 사무실 안에서는 볼 수 없는 것도 현장에 가면 문제와 답을 발견할 수 있다. 현장 행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공직자가 돼야 한다"고 경북도를 위한 애정 어린 조언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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