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꿈을 향한 열정, 불가능은 없다…동계올림픽 첫 참가 6개국 선수들

전쟁 난민 출신, 열대 국가… 성적과 상관없이 도전에 박수

나이지리아 女 봅슬레이 아디군과 오메오가
나이지리아 女 봅슬레이 아디군과 오메오가
에콰도르 크로스컨트리 스키 클라우스 융블룻 로드리게스.
에콰도르 크로스컨트리 스키 클라우스 융블룻 로드리게스.
에리트레아 알파인스키 섀넌-오그바디 아베다
에리트레아 알파인스키 섀넌-오그바디 아베다
말레이시아 피겨 선수 줄리안 즈제 이
말레이시아 피겨 선수 줄리안 즈제 이

'꿈을 향한 열정이 있다면 불가능은 없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처음 참가한 나라 선수들이 전해주는 메시지다. 나이지리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에리트레아, 에콰도르, 코소보 등 6개국 선수들은 동계올림픽에 처음으로 참가했다.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이들이 보여준 열정에 많은 이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들 6개 나라가 동계올림픽에 참가하긴 쉽지 않았다. 아프리카 대륙에 자리한 나이지리아, 에리트레아와 동남아시아의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는 더운 날씨 탓에 동계 스포츠와 거리가 멀다. 남미의 에콰도르도 비슷한 상황. 발칸반도의 신생국 코소보는 오랜 내전으로 고통을 겪어 정치적, 경제적으로 국내 사정이 어렵다.

가장 눈에 띄는 이들은 나이지리아 선수들이다. 아디군과 은고지 오누메레, 아쿠오마 오메오가가 여자 봅슬레이 2인승에 도전했다. 나무 썰매로 훈련하던 이들은 장비 구입비와 대회 출전비를 마련하려고 인터넷에서 모금 운동을 하는 과정을 거쳐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시미델레 아데아그보는 여자 스켈레톤에 출전했다.

아디군과 오메오가는 1~4차 주행에 나서 모두 최하위(20위)에 그쳤다. 아데아그보도 마찬가지. 역시 최하위인 20위로 올림픽 첫 데뷔전을 마감했다. 그래도 이들은 실망하지 않았다. 봅슬레이에 도전한 선수들은 "우리가 나이지리아 스포츠의 역사를 만들었다. 우리의 모습이 국경과 종목을 넘어 사람들에게 영감을 줬으면 한다"고 당당히 말했다.

섀넌-오그바디 아베다는 에리트레아의 유일한 평창올림픽 대표 선수다. 알파인스키 남자 대회전에 나선 선수 85명 중 61위에 그쳤다. 그래도 그의 얘기는 감동을 주기 충분했다. 아베다의 부모는 전쟁을 피해 캐나다로 건너간 난민. 아베다는 "독재 정권에 탄압받는 에리트레아의 현실을 알리고 싶다. 에리트레아 난민을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출전했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대표팀엔 한국과 인연이 있는 선수들이 포함됐다. 싱가포르 쇼트트랙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이는 '한국 쇼트트랙의 전설' 전이경 감독. 하지만 그의 제자는 스승의 기량에 미치지 못했다. 1,500m 예선에서 탈락한 샤이엔 고는 "올림픽에 참가한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했다.

말레이시아의 피겨 선수 줄리안 즈제 이는 강원도 평창군이 동계스포츠 확대를 위해 운영한 '드림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았다. 이 프로그램은 평창이 올림픽을 유치하면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공약으로 내세운 세계 꿈나무 육성 방안. 출전 선수 30명 중 25위를 기록한 그는 "강한 의지만 있다면 설정한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말을 남겼다.

코소보의 알빈 타히리는 에리트레아의 아베다가 출전한 남자 대회전에서 함께 뛰었다. 성적은 아베다보다 조금 앞선 56위였다. '적도의 나라' 에콰도르 크로스컨트리 스키 대표는 맨땅에서 연습하던 클라우스 융블룻 로드리게스. 남자 15㎞ 프리에 출전, 119명의 참가 선수 중 112위를 차지하는 데 그쳤지만 "어떤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던 자신의 말은 지켰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