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외국에 갚을 돈 < 받을 돈…한국 순대외채권 사상 최대

1년 전보다 600억달러 증가…2009년부터 9년 연속 증가세

한국이 외국에서 받아야 할 채권에서 갚을 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이 역대 최대 기록을 썼다. 그러나 외채 건전성, 대외지급 능력을 보여주는 단기외채 비율'단기외채 비중은 소폭 악화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17년 말 국제투자 대조표(잠정)'를 보면 지난해 12월 말 한국의 순대외채권은 4천567억달러였다. 이는 1년 전보다 600억달러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대다.

순대외채권은 대외채권과 대외채무의 차액을 의미한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당시 한국은 대외채무가 더 많은 상태였으나 2000년부터 대외채권이 대외채무를 초과, 2009년부터 9년 연속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대외채권은 8천755억달러로 사상 최대였다. 1년 전보다 947억달러 증가하며 증가액으로도 사상 최대였다. 대외채무는 347억달러 늘어 4천188억달러로 집계됐다. 대외채무는 2015∼2016년 감소하다가 3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대외채무 중 만기가 1년 이하인 단기외채는 1천159억달러로, 112억달러 늘었다. 전체 대외채무 중 단기외채를 의미하는 단기외채 비중은 27.7%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 올랐다. 단기외채 비중은 2012년(31.3%) 이후 가장 높았다.

준비자산(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를 뜻하는 단기외채 비율 역시 1.6%포인트 오른 29.8%로 나타났다. 단기외채 비율도 32.0%를 기록한 2014년 이후 최고였다. 단기외채는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확산할 때 금방 외국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 금융시장 안정 측면에서 단기외채 비중'비율 확대는 긍정적으로 볼 수 없다. 다만 한은 관계자는 "작년 3분기 기준으로 주요 20여 개국 중 한국의 단기외채 비율은 5번째로 양호하다"며 "단기외채 비율'비중은 양호한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외채권에 파생금융상품 등을 포함한 대외금융자산에서 대외금융부채를 뺀 순대외금융자산은 2천483억달러였다. 1년 전보다 296억달러 줄었다. 순대외금융자산이 감소하기는 2012년 이후 5년 만이다.

한국의 주가, 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대외금융부채 증가 폭이 컸던 탓이다. 지난해 코스피지수는 21.8%,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12.8% 상승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대외금융부채는 사상 최대인 1조2천54억달러를 나타냈다. 전년 대비 증가 규모도 역대 가장 큰 2천388억달러였다.

대외금융자산은 2천92억달러 증가한 1조4천537억달러로 사상 최대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 등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대외채무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는 등 대외 건전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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