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北, 강경파 김영철 왜? 김정은 '폐회식 방남단 의도' 분석

"北·美엔 관계 개선 의지, 북한 내부엔 반발 무마"

북한이 25일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참석을 위해 천안함 폭침 배후로 거론되는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2박 3일 일정으로 남한에 보내겠다고 밝히자, '김영철' 후폭풍이 국내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은 '김영철 사살'까지 운운,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김영철 방남 결사 저지를 외치고 있다. 천안함 유족들도 김영철 방남에 반대하고 나섰다.

김영철은 당 통일전선부장을 맡아 대남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인물로 2010년 천안함 사건을 주도한 배후로 지목되기도 했다. 대외적으로는 강경파 이미지가 강하다.

김정은은 왜 하필 김영철을 '깜짝 카드'로 뽑았을까?

당장 '남한과 나아가 미국과의 대화 의지'를 강조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폐회식에 참가할 것으로 예측했던 손기웅 전 통일연구원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굳이 대외적으로 강경한 이미지의 김영철을 남측에 내려보내는 것은 '우리가 이런 강경파까지 내려보낼 정도로 관계 개선의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김영철은 1990년대 이후 남북 고위급회담과 군사회담 등에 여러 차례 수석대표로 참여하는 등 군인 출신이면서도 남측과의 회담으로 잔뼈가 굵은 '남북회담통'이다. 게다가 현재 당 중앙군사위 위원도 겸하고 있고, 인민군 정찰총국장을 맡는 등 군부에서도 실력자로 통한다. 무엇보다 김정은 위원장의 심복으로 알려져 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남북관계에서 가장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고위급 인물을 남측에 보내 대화에 반대하는 북한 내부의 저항을 최소화하는 카드가 될 수 있다"며 관계 개선에 무게를 뒀다.

올림픽 이후 이어질 남한과의 협상 등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전형적인 이중 플레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하나 된 평창올림픽으로 한반도에 축제 분위기를 선물해 줬으니 이후에 있을 한미군사훈련 중단 등을 노골적으로 요구하기 위한 계산된 행보라는 것.

북한 한 소식통은 "평창동계올림픽이 성공하면 우리 정부로서는 북한에 큰 빚을 지게 되는 셈인데 북한이 한 수 더 강한 수를 두면서 우리보다 우위에 서서 향후 협상 등을 진행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김영철 방남 대표단은 개회식 고위급 대표단에도 포함됐던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과 수행원 6명 등 모두 8명으로 구성됐고, 이들은 경의선 육로를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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