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대구 시민정신, 자랑스럽다

대구시민의 희망과 자긍심을 한껏 높여줄 '대구시민주간'이 28일까지 8일간 열리고 있다. 대구시민주간은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분연히 일어났던 위대한 시민정신을 고양해 지역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고자 지난해 2월 처음 선포했다.

일본에 진 국채를 갚아 국권을 수호하기 위해 빈부 귀천과 남녀노소, 종교와 사상을 넘어 전 국민이 참여한 국채보상운동은 대구에서 처음으로 시작된 시민운동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기부문화운동이자 여성'학생운동, 언론캠페인운동이었다. 이런 국채보상운동 정신은 훗날 자유당 정권의 독재와 부패에 맞서 가장 먼저 횃불을 들어 대한민국 민주주의 기초를 다진 '최초의 자발적 민주운동'인 2'28민주운동으로 발현됐다.

대구시민주간을 이러한 대한민국 역사에 큰 획을 그은 두 개의 중요한 역사적 사건인 '국채보상운동'과 '2'28민주운동' 기념일 사이에 개최하게 된 것은 대구의 위대한 시민정신을 일깨우고, 대구시민의 자긍심을 높여 시민 중심의 살맛 나는 대구공동체로 새롭게 도약하고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데 있다.

대구시민주간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은 예상보다 뜨거웠다. 지난해 선포식에서 초등학생부터 청년, 노년층을 아우르는 400여 명의 시민은 '대구찬가'를 연주하며 새로운 시민축제의 탄생을 자축했다. 가족골든벨, 청년복면가요제 등 행사장도 가족'친구'연인 단위의 시민들로 가득 찼다.

이러한 시민들의 뜨거운 열정은 풍성한 결실이 되어 돌아왔다. 선포식 석상에서 시민들과 함께 염원했던 국채보상운동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와 2'28민주운동의 국가기념일 지정은 이제 꿈을 넘어 현실이 됐다. 중장기 과제였던 시립박물관, 간송미술관 건립 역시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올해 두 번째로 개최되는 시민주간은 지난해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국채보상운동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암선열공원의 국립묘지 승격,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선정, 2'28민주운동 국가기념일 지정 등 우리나라 근현대사에서 헌신과 희생, 나눔을 통해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끈 원동력이 된 자랑스러운 대구의 시민정신과 문화의 우수성이 국내외적으로 인정받고 맞은 첫해이기 때문이다.

이번 시민주간은 대구정신 발견, 대구만의 강점 발굴을 통한 자긍심 고취, 흥과 끼가 넘치는 대구시민의 예술성 발휘 등 세 가지 주제로 열린다. 특히 시민의 눈높이에 맞추고, 몸짓도 보다 키우고 옷도 더 선명한 색으로 갈아입었다.

우선 국채보상운동 나눔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시민들의 책 기부를 통한 모금운동인 '북(Book)돋움 나눔대장정', 착한대구 캠페인의 일환으로 소액기부운동인 '착한대구 응답하라 1907' 등이 진행된다. 또한 대구상공회의소 등 지역 경제계와 공사'공단의 임직원들이 기증품을 제공하고 아름다운 가게가 판매하는 '아름다운 하루'도 열린다.

그리고 1907년 국채보상운동의 역사적 장소를 탐방하는 '국채보상운동의 발자취를 따라서'와 경북고등학교 등 8개 지역의 고등학생들과 시민 1천여 명이 참여하는 '2'28민주운동 재현 행사' 등으로 시민주간의 목적성과 정체성을 담은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기획했다.

아울러 6개 구'군에서도 가곡드라마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비롯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나도 시민, 대구를 말하다'에서는 자유발언대와 학술세미나, 청년토론, 토크음악제 등을 통해 시민의 소리를 듣고, 공유하는 시간도 마련했다. 특히 국채보상운동의 역사를 소재로 한 창작뮤지컬 '기적소리'는 전국 공연에 앞서 3회째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250만 대구시민이 시민과 함께 준비한 이번 대구시민주간을 통해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끈 자랑스러운 시민이라는 자긍심을 가지시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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