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노보드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 한국 스키 사상 첫 월드컵 메달 및 올림픽 메달…' 한국 스노보드 국가대표 이상호(23) 얘기다.
이상호가 한국 스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이상호는 24일 평창 휘닉스스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키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은메달을 거머쥐며 한국에 설상 종목 사상 첫 메달을 선물했다. 22일 열린 결승에서 네빈 갈마리니(스위스)에게 0.43초 차로 져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다. 한국이 스키 종목에서 메달을 딴 것은 1960년 스쿼밸리올림픽에서 처음 출전한 지 무려 58년 만이다.
스키 사상 첫 메달을 딴 이상호는 대회 전부터 '배추보이'로 이름을 날렸다. 강원도 출신으로 초교 때부터 고랭지 배추밭을 개량한 썰매장에서 처음 스노보드를 타기 시작한 것이 알려지면서 붙은 별명이다. 혜성처럼 나타난 이상호는 출중한 기량을 선보이며 무대를 세계로 넓혀 나갔다. 2013년 국제스키연맹(FIS) 세계주니어선수권 캐나다 대회에서 우승하며 두각을 나타낸 뒤 2014년 준우승, 2015년 우승 등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며 세계랭킹을 2013-2014시즌 85위에서 2016-2017시즌은 4위까지 높였다.
이후 지난해 2월 일본에서 열린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에 오르더니 3월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스키 첫 월드컵 메달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리고 마침내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스키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렸다.
이상호는 대회 전 대한체육회와의 인터뷰를 통해 "김연아로 인해 '피겨'가 온 국민에게 사랑받는 종목이 된 것처럼 나도 스노보드를 알리고 싶다"며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일지 모르지만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모두에게 전하고 싶다"는 의지와 의욕을 불태웠다.
그러나 막상 대회가 시작되자 경기 일정 조정과 날씨 탓에 애를 먹어야 했다. 안 그래도 일정이 대회 뒤쪽으로 잡히면서 컨디션을 잘 유지하며 기다려야 한데다 22일 예정됐던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경기가 강풍으로 24일로 연기되면서 속을 태워야 했다. 예선과 결선을 모두 하루에 치러야 해 출전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담도 가중됐지만 이상호는 이를 잘 이겨내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상호는 이날 예선 1차전에서 출전 선수 32명 중 11위로 처졌지만 2차 시기에서 3위까지 치고 올라가 여유 있게 16강에 진출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후 토너먼트로 진행된 16강부터 거침없이 치고 올라가다 준결승에서 잠시 고비를 맞기도 했지만 결승 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상호는 경기 후 "아직 믿기지 않는다. 어젯밤엔 자려고 누웠다가 이게 꿈일까 봐 자고 일어나면 다 꿈일 거 같아 잠들기가 무서웠다. 끈기가 없어 포기한 것들이 많지만 스노보드는 이것만 할 수 있다면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을 정도로 행복했다"며 "별명 '배추보이'는 굉장히 좋은 별명이다. 제가 스노보드를 어떻게 시작해서 어떤 환경으로 여기까지 왔는지 잘 설명해줄 수 있는 별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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