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한 발을 더 내딛지 못했다. 파죽지세로 결승에 오른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정상 문턱에서 멈춰서야 했다. 하지만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 컬링 사상 최초로 올림픽 시상대에 올랐다.
한국은 25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결승전에 출전, 금메달을 노렸으나 스웨덴에 3대8로 졌다. 한국 선수들은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자 9엔드가 끝난 뒤 상의한 끝에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 스웨덴 선수들에게 악수를 청하며 승부를 마무리했다. 준결승에서 한국에 패한 일본은 동메달을 수확했다.
기대했던 금메달은 아니었으나 충분히 박수를 보낼 만한 성과다. 역대 올림픽 컬링 종목에서 남녀를 통틀어 아시아 팀이 결승에 오른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이전엔 2010 밴쿠버 대회 때 중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동메달을 딴 게 최고 성적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돌풍의 핵이었다. 강호를 연파, 예선 1위(8승 1패)를 기록하며 준결승에 올랐다. 4강전에선 숙적 일본과 연장 승부 끝에 8대7로 승리, 극적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뛰어난 경기력에다 사기도 충천했고, 홈 팬들의 성원이 더해지면서 금메달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하지만 대회 마지막 승부는 뜻한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예선 때 한국에 6대7로 패했던 스웨덴은 완벽한 플레이를 선보이며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스킵 김은정을 비롯해 김영미, 김선영, 김경애가 출전했으나 스웨덴의 공세에 고전했다. 스웨덴의 샷은 힘차고 정확했다.
1엔드에 한국은 후공을 잡아 1점을 먼저 뽑았다. 이어 2엔드에서 스웨덴은 일부러 무득점을 만드는 '블랭크 엔드' 작전을 펼쳤다. 다음 엔드에서 후공을 이어가 다득점을 하려는 계산. 3엔드에서 한국의 마지막 스톤은 하우스 중앙인 버튼에 도달하지 못했고, 스웨덴이 의도한 대로 2점을 가져갔다.
한국은 4엔드에서 후공을 잡았으나 기회를 살리지 못한 채 1점을 빼앗겼다. 5엔드도 마찬가지. 스웨덴은 좀처럼 빈틈을 보여주지 않았고, 한국의 경기 흐름은 꼬여갔다. 7엔드에 3실점, 2대7로 점수 차가 벌어지며 승부가 기울었다. 스킵 김은정이 마지막 스톤을 하우스에 있던 스웨덴 스톤 2개 중 하나 옆에 붙였으나 스웨덴이 마지막 샷으로 한국 스톤만 하우스 밖으로 밀어냈다.
8엔드에서 한국은 1점을 만회했다. 하지만 스웨덴은 좀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한국이 실수를 유도하려 했으나 스웨덴의 샷은 정밀했다. 9엔드에 한국은 대량 득점을 노렸으나 오히려 스웨덴에 1점을 더 내줬다. 9엔드가 끝난 뒤 한국 선수들이 한데 모여 잠시 얘기를 나눴다. 그리고는 돌아서서 스웨덴 선수들에게 축하의 악수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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